대만 성행하는 자본도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공의 「유엔」가입과 「닉슨」미 대통령의 중공방문 등으로 계속해서 곤경에 몰리고있는 대만에서 최근에 자본도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입증이나 하듯 대만 화폐인 「원」의 대 「달러」시세는 암「달러」시세가 공정환율인 「달러」당 40원을 훨씬 상회하는 48원을 형성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통계에 의하면 대만의 외환보유고는 작년3월의 6억3천8백만「달러」를 「피크」로 매달 줄어들어 11월에는5억5백만「달러」로 감소했다.
이 같은 외화의 감소는 결국 암시장에서 「달러」를 바꾸어 가는 현상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풀이되고있다.
자본도피는 주로 「달러」표시수표 등의 형태로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동남아지역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작년 가을이래 대만에서 빠져나간 돈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는 확실치 않다. 적게는 1백만 「달러」에서 억대에 이르지 않나 하는 추측이 구구할 뿐이다.
그러나 자본도피가 성행하고 있는 증거는 「홍콩」귀금속상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있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자유중국정부는 작년12월 돌연히 국책외환은행인 중국은행을 민영화, 중국국제상업은행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이 조치는 중공이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등장할 경우에 대비하여 대외결제를 원활히 하자는 의도로 간주되고 있기도 하다. 자본도피 중에는 대만에 투자했던 동남아화교의 철수가 물론 포함되어있다.
이처럼 돈이 도망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부동산값이 떨어지는 지금이야말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 오히려 새로운 투자가 흘러 들어가고 있다. 비록 단기성 투기자금이긴 하지만 중국인의 상술을 잘 말해주는 사실로 지적되고있다. <외지에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