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의료 400명 … 필리핀 파병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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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부가 수퍼 태풍 하이옌으로 커다란 피해를 본 필리핀 타클로반 지역의 재건을 위해 군 장병과 장비를 보내기로 방침을 정하고 실무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국방부 당국자는 17일 “필리핀 정부의 요청에 대비해 인도적 지원과 재건의 성격에 맞춰 공병부대와 의료팀으로 400여 명의 파병부대를 구성키로 했으며 활동 계획 등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재해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파병기간을 확정할 수 없지만 일단 6개월에서 1년으로 하고 필요할 경우 연장하는 방안을 만들어 국회에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국회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파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군은 지난 14∼15일 각각 공군 CN-235 수송기 2대를 이용해 담요와 천막 등 8억5000여만원어치의 구호물품과 의료진을 현지에 보냈다. 이어 16일에는 CN-235 수송기 2대를 파견해 타클로반 재해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은 열흘 동안 재해민들을 세부 등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지역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또 다른 당국자는 “필리핀은 6·25전쟁 때 7420여 명을 파병한 전통적인 우방”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우방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정부 차원에서 나서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군 부대의 해외파병을 위해선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현재 16개 지역에 1163명이 파병돼 활동 중이다.

 한편 필리핀 국가재해위기관리위원회는 17일 현재 3681명이 사망하고 1150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밝혀지면서 일본은 당초 200명을 파병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파병 규모를 1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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