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식초파동|김숙희(이화여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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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식초는 양념이다. 초는 굳은 고기섬유를 부드럽게 한다든지 또는 「샐러드」나 나물 무치는데 쓰이며, 특히 시원한 냉면을 먹으려면 초 없이는 냉면 맛을 생각할 수 없다. 식품의 신맛은 향기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들의 미각을 자극해서 식욕을 돋우기는 하지만, 그 자체가 식사에 영양가치를 부여해 주지는 않는다. 식초는 대개 3∼5%의 초산이 주 성분으로 되어있으며 양조 초와 합성 초의 두 가지가 있다. 합성 초는 화학적으로 초산을 제조하여 그것을 적당히 조미하여 양조 초와 같게 만든 것이다. 양조 초는 발효에 의해서 식초산 균의 작용으로 「알콜」이 산화되어서 식초산이 생성되는 것이다. 예로서 녹말을 원료로 하는 경우는 녹말→당화→주정발효→술→식초산 발효→식초와 같은 경과를 거치게 된다. 그러므로 초산발효의 부산물로 여러 가지 종류의 다른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부정식품이다, 또는 유해식품이다 하는 단어들은 우리들 주위에서 흔히 듣는다. 부정식품이라고 모두 유해식품일 수는 없다.
유해하지 않아도 여러 가지 약속을 어길 경우는 부정식품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번에·보사부장관에 의해 밝혀진 환만 식초의 경우가 이러하다. 무해일지라도 부정 식품이라는 것이다. 이번 식초파동은 처음부터 유해·무해를 가려주는 보사당국과 부정 여부를 캐내야 하는 경찰 당국간에 혼전이 빚어진 통에 소비자들은 당황했다. 각자 자기 일에 충실, 진작 진부를 가려줬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부정식품도 막아야 하지만 유해식품만큼은 철저히 막아야 겠다 누구도 인체에 유해를 받아서는 안되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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