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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 속에 한국 문화를" 문예중흥 장기계획-그 1차년도 정부의 문화 예술 시책을 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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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의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20세기 세계 문화계에 「한국문화」를 심는 작업은 우리가 당면한 큰 과제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과제를 의식하고 정책적인 부면 에서 이를 밑받침하기 위해 추진되는 문공부의 「문예중흥장기계획」의 제1차 연도인 72년에 정부는 문화예술 부면에서 어떤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어느 의미에서 금년도 한국문화예술의 전망을 아는데 지침이 될 수도 있다. 문공부는 17일 발포한 「업무계획보고」에서 『국민의 저력을 총력 안보에 집결시킨다』는 시정 안보에 따라 『자조·자립·협동하는 국민 정신이 계발 되도록 문예 중흥 운동을 일으킨다』는 문화예술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세부 방침으로서 ①국난을 극복한 선조들의 예지와 기상을 선양한다. ②총력 안보 태세의 확립에 문화 예술인이 선도적 역할을 담당케 한다. ②문예 창작과 전통문화에 대한 연구를 효율적으로 지원한다. ④건전하고 명랑한 대중 예술을 보급한다는 것을 다짐했다.

<통일 대비한 포석>
문공부의 72년도 예산 88억7천2백78만1천원 가운데 40·5%의 방송 관리 예산, 19·4%의 문화재 관리 예산, 15·5%의 공보 예산외에 문화예술진흥에 쓰이는 예산은 24·6%인 21억8천2백44만8천원.
이것은 18·5%를 정했던 71년도 문화 예술 진흥 예산 11억9천1백23만5천원 보다는 거의 10억 원이 증액된 예산이다.
그러나 이 증액 예산은 「문예 중흥 장기 계획」의 제1차 연도라는 특수한 상황을 생각한다면 만족할 만한 예산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더라도 72년의 한국 문화 예술계의 기대가 걸린 문화 정책의 윤곽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민족 문화의 개발」을 위해 문공부는 모두 5천7백16만원을 책정, 이 가운데 1천만 원을 『국난을 극복한 민족의 예지』 『국난을 극복한 민족의 위인』 등 대상 문고판 발간에 쓴다. 이 밖에 계속 사업인 고전극 역·영인 사업에 4천7백16만원을 쓴다. 여기에는 『대동 야승』 『세종실록』 등의 국역과 『한글 대장경』 『한국 현대문화 사대계』 『한국민족사상 사대계』 등과 고전 문고판 발간 사업이 포함된다.
별도로 통일을 대비한 장기적 문화 정책의 수립도 강구된다.
「창작활동지원」을 위해서 몇 가지 시책이 마련되었다.
생산적 윤리관과 총력안보를 소재로 한 창작품을 공모하고 문학·예술·음악·국모·무용·연극 등 6개 부문에 집중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하며 중앙과 지방이 고루 창작발표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예술창작 지원에 3천만 원이 투입된다.

<국전, 지방순회 추진>
또 대한민국 문화 예술 질을 개선해서 7개 부문에 시상하던 것을 문화·문학·미술·음악·연예 등 5개 부문으로 감축했으며 국전의 지방 전시도 추진, 금년에는 광주에서 개최키로 방침을 세웠다. 또 국전의 민전 전환방안도 강구한다.
그밖에 현대미술관을 덕수궁으로 이전하고 상설전시를 위해 30점의 작품을 구입하며 19l0년부터의 한국의 대표 작품을 모아 「현대미술60연 회고전」도 개최한다.
「영화계 풍토 혁신」을 위해 우수 국산 영화 제작 보급과 해외 시장 진술력 강화, 그리고 외국영화의 정선수입 등이 계획됐다. 이에 따라 71년에 1백80편 제작허가가 72년에는 30편의 안보영화를 포함해 1백50편으로 감축하는 한면 저질방지를 위해 먼저 제작권을 배정하고 뒤에 제작품을 심사하던 것을 작품심사 뒤에 제작권을 배정토록 하고 대작은 집중지원키로 했다.
또 국산 영화의 해외 수출도 위장수출·「덤핑」수출을 막을 목적으로 일원화 체제를 구성하며 외국영화수입도 추천기준을 강화하고 60편에서 50편으로 조절 제한하고 사전 심사 후 수입 허가하기로 했다.
「건전 대중 예술의 보급」을 위해서도 국민 개창운동전개, 대중연극운동의 전개가 계획됐다.
건전 가요의 제작 보급과 건전가요 경연대회 등에 4백만 원을 투입하고 각급 학교와 직장에 합창단을 구성토록 권장하며 국난 극복을 소재로 한 소인극 우수 연극 대본을 공모해서 이를 보급하며 학교·직장별 연극「서클」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국립극장 준공 및 공연강화」계획으로서 올해 9억2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총 규모19억8천9백만 원 예산의 국립극장을 12월까지 완공하며 새로 인수한 「예그린」악단을 국제적 수준의 「뮤지컬」극단으로 발전시켜 민족적 소재를 주재로 한 공연을 연9회 정도 갖고 아울러 전통 단체의 공연을 강화하는 한편 국립 무용단·창극단·「오페라」단원 26명을 전원 봉급제로 처우 개선한다. 신축 국립극장의 개관 공연을 위해서 연기인 양성소도 설치한다.
「문예중흥을 촉진하는 환경조정」을 위해 문화 재단 「문화 예술 진흥원」의 설립이 20억원 기금 학보를 목표로 72년부터 추진되며 72년엔 4억5천만 원을 확보하게 된다.
「문예 중흥 5개년 계획」제1차 연도 사업이 추진되며 동시에 71년l2월9일 국회에 넘겨진 「문화 예술 진흥법」과 동시 행령 그리고 국립 박물관 법의 제정을 서두르고 이에 따른 세법 등 관계 법령 보완 작업도 완결하며 위원 20명과 전문위원 20명으로 구성되는 「문화예술 진흥원회」의 발족도 추진한다.
「문예 중흥의 기운조성」을 위해 문화 행사의 내용 등을 조정하고 중점 지원한다.
「문화의 날」과 「문화의 달」을 제정하고, 20개 지방 문화 제의 행사를 지원하며 20개 지방문화연구단체를 지원한다. 또 직장과 부락 단위의 문화 예술 활동도 지원할 계획이다.
「국가 안보를 위한 문화 예술의 동원 체제 확립」계획으로서 문공부는 문화 예술인·종교인들에게 자율적인 사회 정화 운동을 벌이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유사 종교활동에 대해서도 이를 정화, 규제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문화의 날」제정도>
이같은 문공부 예산에 나타난 72년도 문화 예술 정책은 비록 「문예중흥 장기계획」이 아직도 확정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제시된 것이지만 그 계획의 제1차 연도 계획이 포함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언제나 타율적이고 쇠약한 풍토에서 움직여 온 우리 문화 예술계가 정부 정책의 결정에 따라 72년에 어떤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공종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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