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플레이보이」지에 신부 모집 광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섹스」와 환락기사가 판치는 『악명 높은』 「플레이보이」지 신년호에 『한평생 독신으로 불쌍한 사람을 위해 일함 성직자』를 구한다는 구인광고가 게재돼 미 종교계와 독자에게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도색적인 원색 「누드」사진들 사이에 초라한 흑백으로 인쇄된 이 광고에는 평범한 복색의 대학생 나이또래의 청년 둘이 바다를 등지고 사념에 잠겨있는 사진이 실려있다.
이러한 두 청년 사진 사이에 다음과 같은 문귀가 실리고 『베풀어줄 사랑을 가지고 있고 또 사랑을 베풀 용기를 가지고 있는 당신은 이미 삼위일체주의자 이니라. 당신의 형제들과 함께 일하여야 하리니 집으로 돌아 오라.』

<두 이색 광고>
1만「달러」의 높은 광고료를 내고 이 같은 광고를 낸 장본인은 미국의 「조셉·루포」신부. 그는 7백74년의 전통을 갖고있는 「카톨릭」계 삼위일체주의자로서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근처에 있는 미국 본부수도원에서 인사관리를 책임 맡고 있다.
그가 속해있는 수도원은 주로 불우한 사람을 돕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 이를 위해 봉사할 신앙심 깊은 성직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난민이나 죄수들을 위해 구호활동을 벌여야겠는데 수도원의 성직자는 근래 10%나 빠져나가 하는 수 없이 「루포」신부는 신문·잡지에 구인광고를 냈다. 미국 내 일류 「매스컴」에 비싼 돈을 쏟아 부었다.
결과는 『요즈음 젊은이는 대부분 일반신문이나 시사잡지는 읽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이와 아울러 그가 깨닫게 된 것은 『자신은 평생 읽어보지도 않았던 「플레이보이」지가 80%의 남자대학생에게 읽힌다』는 사실이었고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길은 「플레이보이」지에 있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이 집지를 7, 8개월 동안 가지고 있으면서 생각나는 대로 뻔질나게 들추기 때문에 광고효과가 장수하다』는 것.
이 같은 광고 덕분에 그에게 5통의 편지가 도착돼있으나 모두 노년층의 항의뿐.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