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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만찬교의」의 일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영국 교회와 「로마·가톨릭」은 예배식·교리·교회법상의 구조에 있어서 서로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에 정말 어떤 차잇점이 있나에 대한 논의가 수세기 동안 계속되었다.
신학적 갈등 가운데 하나는 두 교회의 신앙의 중요형식인 성만찬이었다. 16세기 「트렌트」회의 이래 「가톨릭」교회는 「미사」때 바쳐지는 빵과 술이 「예수·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성체화 했다는 것을 교리로 가르쳐왔다.
한편 영국 성공회는 이에 맞서 성만찬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비극적인 현현의 신비를 설명하려는 그릇된 「로만·가톨릭」의 노력이라고 성체 화 교의를 거부해 왔다.
그러나 지난주 「로만·가톨릭」과 성공회 주교들은 「종교개혁이후 두 교회사이에서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교의 선언」이라고 평가된 「성만찬교의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교황 「바오로」6세와 「캔터버리」대 승정 「아더·마이클·램지」대주교가 지명한 신학자들의 합동회의가 마련한 문서는 두 교회가 이제 경우에 따라 다른 신학적 설명을 할지는 몰라도 「성만찬교의에 관해 기본적인 일치」를 봤다고 선언했다.
이것은 신학자들이 성취한 역사적 일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성만찬에서의 「그리스도」와의 영교는 그의 참된 현현을 가정하는 것이며, 신비 가운데서 그의 몸과 피가 되는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효과적으로 의미화 한 것』으로 주장했다.
「가톨릭」의 성체화 교의는 주역에서만 나타나는데, 여기선 이 교의는 어떻게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설명하는 필연적인 공식으로서보다 성만찬 때 일어난 신비롭고 급진적인 변화를 긍정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인정되고 있다.
학자들은 교회일치를 위해서 한 쪽이 다른 쪽에 양보하진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문서는 「가톨릭」이 성만찬을 「희생」으로서 주장하든가 성공회가 「기념」으로서 주장하던 것에서 양측이 상당히 변했음을 보여준다.
더우기 이 문서가 성찬의 빵과 포도주에서 「그리스도」현현의 「객관성」이에 관해 일치하고 있는 점의 중요성이 강조 돼야겠다. 비공식적인 것이기는 하나 이 일치는 성찬교의가 실제로 두 교회의 일치를 방해하는 장애가 아니라는 증거가 될 것 같다.
그렇더라도 교회일치운동이 이로써 급격히 성취되리라고 속단하긴 어렵다. 어떻든 이 일치가 성체화 상징의 의미를 현실화하고 공개화 하는 작업이 된 것만은 틀림없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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