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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계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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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격동했던 71년의 후유증을 넘겨받은 새해의 국내외경제정세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국내외 전문기구와 관계 전문가들의 진단을 종합, 정리해보면―. <편집자주>
72년의 세계경제는 경기회복을 위한 대내정책과 함께 국제통화체제정비를 위한 새 질서를 모색하는 것으로 시종될 것 같다.
작년 한해동안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려온 주요 각국은 우선 국내경기회복을 초미의 급무로 삼고있다.
미국은 소득정책도입으로 경기를 회복, 실질소득 6%상승과 실업율을 6%에서 5%로 인하하는데 전력을 쏟을 계획이며 강경파인 「코널리」재무장관의 영향력을 약화시켜 보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밀고 나갈 것이 기대되고있다.
영국은 71년에 10억「파운드」를 기록한 경상수지흑자를 바탕으로 산업계의 보수적 체질을 개선, 설비투자를 확대함으로써 4%내지 4·5%의 실질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는 서독·이태리 등 경쟁상대국을 누르고 71년에 5%의 성장을 기록한 실적을 바탕으로 72년에도 계속 이를 밀고 나갈 방침이다.
서구제국가운데 가장 어려운 곳은 이태리다. 최근 몇 년간 평균 7·3%의 공업생산 상승율을 보이던 것이 72년에는 4%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태리는 최대수출시장인 미국의 「달러」방위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주요각국은 의욕적인 경기회복 대책을 마련하고있으나 그 전도는 낙관하기 어렵다.
불황이 장기화한 여파로 설비투자가 저조한데다 실업문제는 미국(6%), 영국(71년11월 97만명으로 1939년이래 최고), 불란서(71년11월이 35만명으로 68년 5월 파동 때보다 6만명 증가) 등 각국을 한결같이 괴롭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72년의 세계경제에는 몇 가지 두드러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요약해보면―.

<「브레튼우즈」체제의 변질>
전후 세계경제를 지탱해온 「브레튼 우즈」체제가 변형되지 않을 수 없는 전기에 섰다.
이 체제는 IMF(국제통화기금)와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의 두 기둥에 의해 뒷받침 돼왔으나 금과 「달러」의 관계가 단절된 현 상태에서는 그 기조가 근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의 다극화>
미국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약화함에 따라 자유권경제의 다극화를 가져올 것이 예상된다.
EC(구주공동체)는 영국을 맞아들여 자유경제를 양분하는 강력한 경제권으로 등장했으며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도 동남아에 원 경제권을 이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발전도상국도 남북문제를 들고 나와 특혜제도를 마련하는 등의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원유산출국의 OPEC(석유수출국기구)를 중심으로 한 세력확장과 공산권의 「코메크」통합작업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고정평가제도로의 복귀>
1949년 영국「파운드」불안으로 25개국이 평가를 변경한 이후, 전후의 세계경제를 안정시켜온 고정평가제도는 부단한 도전을 받아왔다.
작년 말의 금가격 인상 등으로 일단 주요국 통화가 고정환율제로 복귀하기는 했으나 근본적인 국제통화개혁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 소강상태는 또다시 깨어질 우려가 있다.

<거대 경제권ec의 출현>
작년 6월23일, 영국의 EC가입교섭이 실질적으로 끝나고 73년1월1일 정식가입이 실현된다.
영국과 함께 「덴마크」「아일랜드」「노르웨이」도 가입하고 이어 사실상 해체되는 EFTA(구주자유무역연합)와 EC사이에 자유무역지역이 형성될 것이다.

<소비자 물가의 등귀>
71년 중 계속 강등세를 지속한 주요국 소비자 물가는 올해에도 둔화하지 않을 것 같다.
미·영·서독·영국 등의 식료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는 71년 상반기 중 미국 4·2%, 일본 8%등 높은 상승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 추세는 72년 중의 경기회복을 위한 투자증대로 계속될 것이 확실시된다.

<「인플레」요인의 계속>
주요국 소비자물가 동향은「인플레」요인을 이월해 올 것으로 보인다.
71년 중 주요국 「인플레」는 국내 초과수요와 대금「코스트」압력의 증대 때문이었다.
올해에도 이 같은 주요국의 「인플레」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인플레」수출이 세계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미국상품의 국제경쟁력변화>
미국상품의 수출경쟁력은 작년까지 크게 악화해온 것이 사실이다.
미국산업계가 보호조치를 요청하고 있는 조금속·의류·요업·토석 등의 생산지수 신장율은 제품업 평균을 하회했었다.
그러나 「달러」의 절하로 상품경쟁력은 상대적으로 강화되었으니 만큼 세계시장구조에도 어떤 변화가 올 것으로 짐작된다.

<제4단계에 접어든 세계무역>
전후 세계무역추이는 ①52년∼57년=미국경제력의 압도적 우위로 세계경제가 회복된 단계 ②58년∼66년=EEC가 성립, 광역시장이 등장함으로써 「규모의 이익」이 나온 단계 ③67년∼71년=획기적인 세계무역확대와 미국우위의 상실로 무역체제가 동요한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72년은 다각통화조정으로 인한 제4의 무역단계가 올 것으로 풀이된다.

<중공의 국제교역 등장>
「닉슨」미대통령의 중공방문으로 중공이 본격적으로 세계무역무대에 등장, 자유권과의 무역은 점차 확대되어 왔으며 72년부터는 이 추세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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