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불 합작 초음속여객기『콩코드』중공수출 흥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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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런던=박중희 특파원】영-불 합작의 초음속 콩코드 여객기가 누구보다 먼저 중공 손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최근의 두 사태진전으로 커지고 있다.
사태진전이란 콩코드의 대 중공 수출을 위한 교섭이 활발하게 이루어짐과 동시에 콩코드 제작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장·샤망」프랑스 운수상이 지난주 하원에서 콩코드 기 수출문제에 관해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3국간의 판매계약 성립의 전망이 밝아졌다고 말함으로써 이 같은 가능성은 더욱 굳어진 듯하다.
지난 9월21일 BOAC영국항공회사와 프랑스의 에로스 피시아르사 대표들로 구성된 사절단이 중공초청으로 북경을 방문, 중공의 대외무역 성 당국과 협상을 거듭해왔다.
이보다 앞서 프랑스를 방문했던 중공무역상 백상국등 일행이 각별한 관심을 쏟았던 대상도 바로 이 콩코드였다는 것이 이곳 권위 있는 소식통들의 얘기이다.
만일 3국의 교섭이 성공된다면 중공은 앞으로 3년 안에 세계최신의 항공기를 소유하게 되는 셈이다.
콩코드 기는 1백40명의 승객을 태우고 17km상공을 음속의 2배가 넘는 시속 2천3백30km로 항속거리 6천4백km를 비행한다. 서울∼런던을 8시간에 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영-불 양국이 콩코드기의 중공수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사산에 직면한 콩코드 계획을 살리기 위한 것인 듯하다. 지난9년간 20억 달러의 거액을 쏟아 넣어왔고 또 상당한 국가 위신까지 걸려있는 이 계획은 예상 판매 대수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 때문에 그것이 좌절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컸었다.
대 당 약 3천만달러로 추산되는 콩코드기에 대해 현재까지 16개 항공회사가 74대의 가 주문을 보내왔을 뿐이다. 중공이 주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수는 6대로 알려졌는데, 중공이 이를 국제선에 취항시킨다면 다른 나라의 항공사들도 상당수의 콩코드 기를 주문할 것으로 영불 관계자들은 예상하고있다.
한편 콩코드에 대해 중공이 벌써부터 적지 않은 관심을 가져온 것은 다분히 그들대로의 위신이나 대미, 대소 경쟁의식 때문이라는 것으로 이곳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머지 않아 소련경유의 구주노선, 대서양횡단의 미주항로 등 자신의 국제항공 망 추진에 나설 중공으로서는 소련의 TU144(속칭 콩코드 스기) 초음속여객기와의 경쟁이라는 점에서도 콩코드구입에 적지 않은 관심을 나타내왔다는 것이다. 중공은 벌써 63년부터 바이카운트, 트라이덴트 등 영 제 항공기를 구입, 국내선에 취항시켜왔다.
현재 22대의 콩코드 기 제작을 승인해 놓고있는 영-불 두 정부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양산을 생각지 않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최근 그들이 보여준 주목할만한 열의는 본격적인 생산이 시간문제라는 예상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이 계획에 비교적 조용한 태도를 취해온 영국 측이, 내년 봄 엘리자베드 여왕이 프랑스를 방문 할 때 콩코드 기를 타고 갈 것이라는 등의 얘기가 나올 정도로 요즈음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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