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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패스는 기성용을 통했다…맨시티 잡은 선덜랜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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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모든 패스는 기성용(24)을 통해 이뤄졌다.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기성용의 빌드업(Build-up) 능력이 빛을 봤다.

선덜랜드는 10일(한국시간) 영국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3-20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21분 필립 바슬리가 웨스 브라운의 긴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넣었다. 선덜랜드는 끝까지 이 득점을 지켜냈고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강등권에 머물러 있던 선덜랜드가 우승후보 맨시티를 잡는 이변이 연출된 것이다.

중심에는 기성용이 있었다. 그는 이날 선덜랜드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왔다. 역할은 잭 콜백과 세바스티안 라르손의 뒤에서 수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다. 포백(4-Back) 바로 앞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공격 작업의 시발점 역할을 해냈다. 빌드업 능력은 수준급이었다. 빌드업은 아군 진영에서 상대의 위험지역까지 공을 운반하는 '공격전개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현대축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가 반드시 갖춰야할 능력이다.

특히 선덜랜드의 결승골 장면에서도 기성용의 영리한 빌드업 능력이 소금과 같은 역할을 했다. 그는 선덜랜드의 공격상황에서 중앙 수비수 사이까지 내려와 경기장 전체를 봤다. 맨시티 수비수들은 선덜랜드의 미드필더와 공격수 움직임에 따라 오른쪽 측면에 몰렸다. 기성용은 존 오셔의 패스를 받자마자 맨시티의 수비벽이 헐거운 왼쪽의 브라운에게 공을 연결했고, 브라운은 지체하지 않고 긴 패스를 빈 공간을 파고들던 바슬리에게 찔러줬다.

이뿐 아니라 기성용은 압박에서 벗어나는데도 큰 역할을 해냈다. 맨시티와 같은 강팀들의 공통점은 전방압박이 좋다는 점이다. 선덜랜드는 수비에서 공을 끊으면 기성용을 찾고 그에게 공을 줬다. 기성용은 이 공을 2대1 패스나 감각적인 터치로 지켜냈다. 이날 기록을 보면 기성용은 70번이나 공을 잡아 선덜랜드 선수 중 가장 돋보였다. 패스 성공율도 91%까지 끌어올렸다. 선덜랜드가 꾸준히 수비하면서도 무너지지 않은 것은 기성용 등 미드필더가 역습시에 공을 지켜주며 수비수에게 '쉬는 시간'을 준 것도 한 몫했다.

영국의 스포츠전문 매체인 스카이스포츠는 경기를 마친 뒤 기성용에 대해 '후반 중거리 슛으로 놀랄만한 득점을 뽑을 뻔 했다. 에너지도 넘쳤다'고 평하며 평점 7점을 줬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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