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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보유율 83%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결핵 환자 많기가 세계 으뜸이라 하여「결핵왕국」이란 불명예를 지녀왔던 우리나라가 이번에는 기생충 보유자 많기 로도 세계 제1위를 차지하여 또 다시「기생충왕국」이라는 불명예를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지난8,9울간 보사부 및 대한 기생충 학회 등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 40개 도시 지역 및 40개 농촌지역주민2만5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건국이래 초유의 기생충 보유 실태조사에 의하면 놀랍게도 국민1백명 중 83명은 적어도 한가지 이상의 기생충 보유자임이 밝혀진 것이다.
이 숫자는 이제까지 막연하게 우리국민의 기생충 보유울이 90%이상 되리라던 예상보다는 약간 하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생충 보유율 83%라는 삭자는 전반적인 위생상태가 우리보다 훨씬 뒤떨어진 동남아 여러 나라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비율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며 창피스런 일이다.
이번 조사결과로 밝혀진 것을 보면우리국민이 체내에 가지마 있는 기생충 감염율은 평균 65%,회충 또 3%, 십이지장충 10%, 봉양모영(동양모양)선충 7% 등으로 나타났으며,이러한 여러 기생충의 충을 단 한가지라도 갖고있지 않은 사람은 전체 조사대상인구 가운데 고작 17· 4%에 불과하다. 이 사실을 결국 국민1백명 중 83명 꼴은 모두 기생충 보유자라는 불명예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뿐만 아니라 이조사가 제시해 주는 가장 충격적인 단면은 신생아로부터4세까지의 어린이들 가운데서드 60%가 기생충을 갖고있으며,특히 한창 신해적 성장기인 19세까지의 초·중등학교 학생도 그 80%가 기생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한가지 우리의 기성관념을 뒤엎은 것으로는 지금까지 농업 지역 주민 일수록 기생충을 더 많이 갖고 있으리 라던 추측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점도 아울러 밝혀진 것이다.이·조사는 오히려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 주민들의 기생충 보유율이 전국평균보다 높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서울 20·6%,부산 50·2%).이에 비하면 10%를 보여준 전북의 농촌지역은 아주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농민의 이토록 기생충 보유율을 더 말할것도 없이 한국 국민들의 식생활 등 생활습관의 소치라 할 것이다.아직도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는 등 전근대적인 농경방식이 성향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생식습 한몽이 그 주된 원인임은 두말함 나위도 없다.알다시피 기생충은 우리가 매일처럼 섭취하고있는 김치·날고기·날 생선 등에 붙어서 체내로 투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체 내에 기생하면 그 순간부터 영양분을 훔쳐 빨아들이고 피를 축 내며 조직을 파괴한다.이리하여 기생충을 가진 사람의 몸과 정신기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야금야금 의식당하고 그 발합을 저사받아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 받게 되는 것이다.
기생충의 폐해가 이처럼 무서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국민이 이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쏟지 않는 것은 만적으로 말해서 아무리 기생충이 우글거려도 좀 처럼 해서는 급성질병처럼 자각증상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일 뿐이다.따라서 이번 조사가 말해주고 있는 귀중한 교훈은 우리 국민은 거의 전부가 모두 기생충 보유자라는 것을 자각,앞으로는 모든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구충약을 복용하는 운동을 벌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사실 일 것이다.이와 함께 모든 국민은 되도록 생식하는 버릇을 고치고 부득이 생식을 하는 경우라도 사전에 그 식품의 구충처리여부를 확인하는 조심이 절제함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공부당국자는 예산과 인원의 부족을 운용하기에 앞서 국민전체의 건강을 해치고,국민체위의 향상을 원천적으로 가로 막는 이 무서운 기생충화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비상한 결심이 중요하다. 전국 일제히 쥐 잡기 날을 가졌듯이 전국적으로 정기적인 구충의 날을 제정,기생충문제의 심각성을 국민모두가 더욱 현저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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