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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자로 몰리 논문 서울에 무당 천 여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불교·기독교의 세력하에서 또한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도 사라지지않는「샤머니즘」,즉「무당」이 한국사회에서 갖는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 최근 한국의「샤머니즘」을 주제로 「캘리포니아」대학의 인류학 박사학위논문을 쓰기 위해 서울에 와있는「머글러스·로믈리」 씨는『서울의 무당』이라는 논문(아스막·궈털리)을 통해 근대화된 한국 사회에 무당이 건재하는 현상을 그 나름으로 분석해 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에 있는 무당의수는 1천 여명.그러나 무당들은 직업 외의 일에서는 극히 신분을 밝히기를 꺼리므로 실제 숫자는 훨씬 클 것으로 추측된다.중산층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3개의 동을 조사한 결과3분의1의 여성 (주로 기혼여성)이 무속에 참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무당의 기능 중 중요한 것 두 가지는 운수를 점쳐주는 것과 그에 따라 필요하면 굿을 하는 것.
굿에는 평굿·경사굿·재수굿· 지노귀굿등이 있는데 엉 굿은 병마를 좇기 위해 하는 굿으로 주로 시골에서 많이 한다.서울의 경우 편 굿은 드물지만 적어도 한 동네의 39%에 달하는 주민이 가족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무당을 찾고 있다.
굿은 대개 마당으로 되어있는데 무당이 모든 신령을 불러모으는 것으로부터 젓 마당이 시작,다시 모든 신령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마지막 마당이 끝나게 되어 있으며 가운데 마당에서는 필요에 따라 산신령· 조상신령· 5방신령 등을 특별히 불러 오도록 되어있다.
그러면 과학적요소가 배제된 병 치료를 하는 문제에 대한 근거 없는 예언 등 무당이 그의 고객에게 주는 해석이 효과를 발생하는 것.
그것은 정신심리학적인 치료의 효과를 갖는다.무당 중에 의학적인 지식을 따로 쌓거나 또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하는 무당이 있는데 이것이 직접적인 효과를 갖는 것은 아니고 다만 그러한 지형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 무당일수록 고객의 신임은 더욱 두터워지며 그에 따라 굿이나 예언의 효과도 커진다.
특히 굿의 효과는 가족의 일원이 죽었을 때 하는 지느귀 굿의 경우 남은 가족들이 가경의 분열감을 극복,새로운 가점의 재 결속을 다짐하고 그 가족의 가치규범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되며 재수 굿의 경우액운을 만난 사람이 그 액운을 극복,앞으로 다가올 행운을 향해 자신 있게 나갈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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