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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 독살 증거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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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야세르 아라파트(사진)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독살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나왔다고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TV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들은 스위스 조사팀을 인용해 “아라파트의 옷과 소지품들에 대한 검사 결과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210이 다량 검출됐다”고 전했다. 아라파트는 35년간 팔레스타인해방기구를 이끌었으며 1996년 초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올랐다.

 75세 때인 2004년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프랑스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당시 그의 사인을 두고 이스라엘 또는 정치적 반대파의 독살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미망인 수하 아라파트가 부검을 원치 않아 독살설을 규명하지 못한 채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뒤늦게 유족이 사인 규명을 요구하자 현재 스위스·프랑스·러시아 등이 제각기 나서 사인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아라파트 사인을 뒤늦게 조사하는 것은 그의 유족이 또 다른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조사팀의 객관성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아라파트 사망에 대한 의혹이 다시 불거지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회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평화회담의 성공을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선 미국에도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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