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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신비에 도전한다.|첫 인공위성 미「매리너」 9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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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5월말 지구를 떠난 미국의 화성 탐사기 「매리너」 9호가 3억9천8백만km의 긴 여행 끝에 14일 화성을 도는 궤도로 들어간다. 그리하여 「매리너」 9호는 우주 개발 사상 최초의 화성 인공 위성이 될 뿐 아니라 이제까지의 두 화성 위성인 「포보스」와 「데이모스」에 이어 제3의 위성이 되기도 한다.」
「매리너」 9호는 이렇듯 화성의 주위를 가까이 돌면서 이제까지의 「매리너」 4호·6호·7호 등이 보내온 사진과 관측「데이터」를 합친 것보다 10여 배의 정보를 보내오기로 돼 있다. 특히 「매리너」 9호 보다 좀 앞서서 역시 지난 5월에 소련이 발사한 화성 2호와 3호가 곧 화성에 도착할 것이기 때문에 화성에 얽힌 수수께끼가 많이 풀리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8월 15년만의 대 접근으로 지구에서 5천6백만km 되는 곳까지 왔던 화성은 요즈음 1억2천만km 떨어진 곳에 있다. 미국은 지난 64년11월에 발사, 그 해 7월에 화성 곁을 지나게 하면서 22장의 사진을 보내게 한 「매리너」 4호를 비롯해서 도합 3번 화성 탐사기로 화성을 관측한바 있다. 소련도 62년에 화성 1호, 64년에 「존드」 2호를 발사했으나 금성 탐사에선 4번이나 관측에 성공을 보이는 등 호조인 반면 화성 탐사기에선 한번도 성공을 보지 못했다. 때마침 금년은 화성 대접근의 해 이기도 해서인지 미소가 각각 2개씩의 탐사기를 발사했다. 그러나 5월8일에 발사했던 「매리너」호는 「로키트」고장으로 실패하고 그 뒤에 발사한 「매리너」 9호가 제일 먼저 화성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한국 시간으로 14일 상오 9시17분에 「매리너」 9호는 추력 1백40kg의 조그마한 「로키트」를 15분 동안 역 분사해서 속도를 줄여 화성의 첫 인공위성이 될 예정.
화성의 적도에 대한 「매리너」 9호 궤도의 경사 각도는 화성 표면의 약 70%라는 넓은 지역을 사진으로 찍기 위해 65도라는 큰 각도를 취하게 한다.
최초엔 근성점 1천3백50km, 원성점 1만7천7백km의 궤도에 들어갔다가 3일 뒤에 근성점 1천2백 내지 1천2백80km, 원성점 1만6천8백km의 궤도로 수정한다. 그렇게 되면 12시간마다 화성 주위를 1회전하게 된다. 「매리너」 9호는 그 궤도를 90일간 들면서 관측을 할 것이며 수명이 끊기지 않아 계속 관측이 가능하면 9개월을 더 연장할 계획으로 있다.
오는 76년에 「마이킹」 계획에 의해 화성에 탐사기를 연착시켜 생물의 존재를 철저히 조사할 때까지는 혹시나 지구에서 묻혀간 미생물을 그곳에 오염시키지 않을까 해서 「매리너」 9호를 화성에 충돌시키지는 않는다고 한다.
궤도에 들어가기 전엔 1천31kg이고 궤도에 들어서선 5백44kg인 「매리너」 9호엔 50mm의 광각 「렌즈」와 5백mm의 망각「렌즈」가 달린 2대의 TV 「카메라」가 적재돼 있다. 광각 「렌즈」 쪽으론 화성 표면의 1km까지를 사진으로 찍을 수 있고 망원 「렌즈」쪽으론 1백m짜리를 식별할 수 있다.
이 2대의「카메라」로 5천 내지 6천장의 사진을 찍어 보낸다. 4호가 겨우 22장. 6호와 7호를 합쳐서도 2백50장의 사진을 보낸 것으로 미뤄봐서도 「매리너」 9호의 기능을 짐작할 수 있겠다.
「매리너」 9호엔 그밖에도 적외선 방사계, 적외선 간섭분광계, 자외선 분광계 등 3종의 과학 관측 장치가 실려 있어 「카메라」와 함께 작동한다.
「카메라」가 어느 곳의 사진을 찍으면 그곳의 표면 온도나 대기의 성분 등을 측정할 수 있게 하는 것. 「매리너」 9호는 12시간에 화성을 1주 하지만 화성은 지구보다 조금 늦은 24시간37분마다 1회씩 자전을 하므로 「매리너」 9호는 같은 장소를 17일 간격을 두고 1회씩 관측할 수 있다. 화성엔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암색부라든지 흰극관, 야간의 표면 발광 현상이 노란 구름과 모래 폭풍 등 해명을 기다리는 수수께끼가 많다.
그 동안의 관측으로 우물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있고 대기는 지구의 30km 고공에 상당하는 1백분의1 기압 정도이며 질소와 수증기는 없고 97%가 탄산 「개스」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지하나 구름 같은 데에 절대로 수증기가 없다는 법이 없고 그에 따라 또한 그런 곳에 생물이 절대로 없으란 법도 없기 때문에 이번 「매리너」 9호는 북반구 (이른 겨울)엔 없고 남반구 (이른 여름) 엔 어느 때보다 넓게 퍼져 있는 암색부 (녹조류와 같은 생물일지도 모른다는 설이 있음)에 「포인트」를 맞춰 생물의 존재에 대해서도 계속 추적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소련의 화성 2호와 3호의 무게가 「매리너」 9호 보다 4배나 되는 4천6백50kg이라는데서 금성에 연착륙 했던 「비너스」 7호 (1·18t) 모양 화성에 연착륙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흥미 있는 추측을 내리는 사람도 있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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