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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이주신청 작년의 5배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해외이주자의 수가 2, 3년 사이 해마다 급격히 느는 추세에 있다. 최근 보사부 해외이주창구에는 하루 50명, 한달에 1천5백명 이상의 이주신청자가 몰린다 이는 작년의 한달 평균 3백명에 비해 5배로 부쩍 늘어난 숫자인데 이들 이주신청자들 중에는 저명인사가 많이 끼어있으며 신청자의 70% 이상이 고등교육을 받은 「인텔리」로 나타나 해외이주에 새로운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의 이주자들은 가족 중 한 두 사람을 먼저 보내 영주권을 얻게한 뒤 대체로 특수이민 우선순위 제5번(시민권자의 형제자매)을 활용, 초청을 받아 떠나고있는데 저명인사·지식층들이 많이 끼어 있어 문제점이 지적되고있다.
보사부집계에 의하면 올해 들어 이주심사를 받은 사람은 1만3천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70년도의 같은 기간에 비해 약5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주민 가운데 70%가 미국으로 떠나고있으며 또 이주신청자의 70% 이상이 고졸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회중견계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사회저명인사의 이주가 눈에 두드러지고있는데 그 예로서 역사학자인 이해남씨(60)가 이미 「캐나다」로 떠났고 이론경제학계의 유진순씨, 전 건국대학총장 정대위씨 등이 이미 이주해있다.
전 법대교수이던 정광현씨, 전 문교장관이던 고광만씨, 전 국회의원이며 전 서울시장인 김상돈씨 등이 떠날 채비 중에 있으며 재치박사로서 「매스컴」에서 널리 알려진 한국남씨도 해외이주를 신청했으나 한씨는 의사로서 무의면복무를 안해 일단 부결되었다.
또한 전정국 교수, 박인실씨 등이 있고 현재 연세대에서 식물세균학을 연구하는 김은수 교수가 수속 중에 있으며 이학인 목사, 이훈모씨(방송해설위원) 등은 이미 이주했다. 이들 인사 중 정광현씨, 고광만씨, 김상돈씨 등 자제들이 모두 미국에 있어 여기서는 노후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등의 처지로서 이주를 결심하고 있으나 김 교수의 경우는 전공학문인 식물세균학을 우리 나라에서 활용할 길이 없는데서 이주를 결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명인사뿐 아니라 지식인들의 대량 이주에 대해 보사부당국은 정확하게 계층분류를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주신청자들이 대개 무직을 직업난에 기입, 정확한 것을 알 수 없게 하고있는데 중등학교의 영어교사·공무원·상인들이 많다는 것.
보사부당국은 65년도까지 계속된 농업이민에서 고급지식인 이민으로 전환한데 대해 『초청을 받아 가는 것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말하고 『이제 출국자의 직업계층을 분석해보겠다』고 말하고있다.
6일 현재 해외이주한 자의 총계는 6만3천9백92명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4만5천3백46명▲브라질=6천1백34명▲파라과이=1천7백99명▲아르헨티나=1천6백84명▲볼리비아=7백21명▲캐나다=3천8백16명▲서독=1천82명▲프랑스=3백6명▲스웨덴=1천3백8명▲노르웨이=4백76명▲스위스=1백82명▲필리핀=8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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