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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독립적 전문상사로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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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TX그룹의 지주회사였던 ㈜STX가 홀로 서기에 나선다. 그룹 와해에 따라 계열사에 의존해온 영업이 불가능한 만큼 독립적인 전문 상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영정상화의 기반이 될 채권 만기 연장 등을 결정하는 사채권자(주요 은행을 제외한 일반 채권자) 집회는 27일 열린다.

 ㈜STX는 5일 경영정상화 계획을 밝혔다. 2017년까지 계열사가 아닌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외부 거래 비중을 전체 사업의 96%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사실상 기존 계열사와 거래는 사라지는 셈이다. 현재는 외부 거래 비중이 65%다. 사업도 에너지, 원자재 수출입, 기계·엔진, 해운 물류 등 4개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모두 그동안 이 회사가 경쟁력을 보여 온 분야다. ㈜STX는 석탄·석유·아연 무역 등에선 국내 상사 중 1~2위를 차지해 왔다. 기계·엔진 부문에서는 아프리카 콩고·기니의 식수 개발과 디젤발전소 운영 등 일감이 확보된 상태다. 해운물류 부문에서는 2011년 ㈜STX에서 분할된 STX마린서비스와 연계해 선박 구매·운영·사후관리·재판매 등을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를 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2017년 매출 2조20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은 4조1000억원이었다.

 아직 처리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2932억원의 채무(총 채무의 88%)에 대한 처리 방향도 제시됐다. ㈜STX는 올해 12월, 내년 5월이 만기인 회사채와 2015년 8월이 만기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만기를 일괄적으로 2017년 말로 연장하는 안을 제시했다. 연 5~6%인 금리는 만기 조정 후 연 2%로 조정된다. 사전 설명회에선 연 1%안을 제시했으나 사채권자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금리를 연 2%로 높였다.

 ㈜STX는 사채권자의 동참을 전제로 주요 채권 은행과 만기 연장 등에 합의한 상태다. 따라서 사채권자 집회에서 만기 연장 등이 확정돼야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 사채권자 집회의 의결 조건은 전체 사채권의 3분의 1 이상이 출석해 출석 사채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채권자 집회는 STX 경영 정상화의 중요한 관문”이라며 “의결이 되면 회사채 상환 조건을 변경해 법원 승인을 받은 후 채권단과 최종 자율협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STX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2010원으로 올랐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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