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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민·시범아파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맨션·아파트」와 상가「아파트」가 민간 주택사업으로서 건설 「붐」을 일으킨 반면 서울시를 비롯한 부산·대구 등 전국주요도시에서는 그 동안 골치를 앓아오던 무허가 판잣집 철거민 수용과 서민용 주택건설을 위해 시민「아파트」를 세워 공원용지 또는 풍치지구 등 곳곳에 「아파트」집단을 형성했다.
시민「아파트」는 대개 평수가 11평 정도로 실효평수는 8, 9평. 방 2개와 철근 「라멘」구조에 온돌을 설치토록 되어있다.
서울시는 시민「아파트」 이외에 중산층 「아파트」라는 이름으로 입주자를 공모, 건설하는 시범「아파트」(평균 20평)도 주택건설행정의 하나로 펴나갔다.
무허가 판잣집 철거민 수용을 위한 시민「아파트」는 와우「아파트」사고가 일어나기 직전까지만 해도 정부가 손꼽는 서민복지정책의 하나로 서울시의 시민「아파트」 건설정책이 모범으로 꼽혀 전국지방자치단체에서 서둘러 시민「아파트」건설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와우「아파트」이후 시민「아파트」건설정책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69년 1년 동안에 서울시가 건설한 4백여동의 시민「아파트」는 영세민 1만7천2백95가구를 수용, 서민용「아파트」 건설사상 최대 최고인 것으로 서울시내 고지대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 놓기까지 했다.
시민「아파트」의 첫 주자가 된 서울시의 「아파트」건설정책은 62년 창신「아파트」에서 비롯되었다.
68년과 69년에는 본격적인 시민「아파트」 건설이 벌어져 서울시내의 시민「아파트」와 중산층「아파트」 등 모두 5백47동이 세워졌다.
그러나 무더기로 「아파트」를 건립한 서울시는 건물의 사후관리나 생활 여건조성, 집단지역 내에서의 서민생활 문제 등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있다.

<시민「아파트」>
불량지구 재개발과 무주택 주민들에게 「마이·홈」을 제공한다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으나 「아파트」관리, 주변의 환경정리 또는 좁은 지역 안에 밀집되어 「슬럼」화의 경향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당초 입주권자들로부터 20만원 이상의 권리금을 내고 산 전매입자들이 25만원 이상의 내장공사비를 들인 시민「아파트」가 지금은 50만원에도 잘 팔리지 않고 있다.
낙산「아파트」의 경우 50만원 안팎으로 팔려는 집은 많이 있으나 매매가 없다고 이곳 복덕방들은 말한다. 다만 25만원∼30만원으로 전세가 잘 나간다.
금화「아파트」 밑의 한 복덕방에 의하면 지난봄에는 70만원에도 팔린 일이 있으나 지금은 45만원에도 거래가 없다고 했다.
또 시민「아파트」 건물관리와 수도요금 징수 등을 맡은 동장들의 횡포가 가끔 입주자들과 「트러블」을 일으키고있다. 한마디로 『서울시가 건물만 지어놓고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현상은 시민「아파트」의 분양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외국처럼 「렌트·아파트」(임대)의 형식을 취했을 때 건물관리 등은 지금보다는 훨씬 충실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지은 지 3년밖에 안 되는 대부분의 시민「아파트」가 지은 지 10년이 넘는 종암「아파트」에 비해 훨씬 낡아있는 실정이다.

<시범「아파트」(중산층「아파트」)>
시민「아파트」가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지었다면 시범「아파트」는 중산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나 사실상 중산층의 주택으로서는 만족할만한 것이 되지 못해 강변2로·금화·동숭동 몇몇 시범「아파트」는 시민「아파트」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말하는 입주자들도 있다.
서울시는 처음 시범「아파트」 입주자들을 공모할 때 중산층「아파트」라는 이름을 붙여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옥인 시범의 경우 골조공사가 끝나기 전에는 30∼5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등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시범「아파트」도 최고평수 21평은 공유면적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로 18평정도 남고 그밖에 15평이나 18평짜리는 이름 그대로 중산층들에게는 부족하다.
또한 난방 문제도 「아파트」의 필수조건이나 다름없는 중앙공급 「시스템」의 온수난방이 아니어서 각자 온돌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가 이 「아파트」의 인기를 저하시켰다.
지금은 대부분의 시범「아파트」가 입주할 당시의 골조공사비·공동공사비·내장공사비 등 말하자면 원가로 내놓았으나 별로 팔리지 않고 있다.
층수와 평수·내부시설 등으로 값은 제각기 다르지만 18평짜리 시범「아파트」가 연탄을 쓰게 되어 있는 경우 1백50만원∼1백80만원을 부르고 있다. <이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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