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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불경기엄살 미 직물업계-【그린즈버로〓김영희 특파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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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임금문제도 직물산업 불경기론에서 대두되었다. 이 지방의 임금은 아직도 매우 낮다. 특히 북「캐롤라이나」주는 섬유노동자들에게 가장 저임금을 주는 곳으로 이름나 있다. 그러나 지난 몇 햇 동안 사정이 급속히 변해왔다.
즉 기계공업의 출현에 따라 평균 임금수준이 훨씬 높아졌다. 잇달아 이중 편직에 혁명이 찾아왔다. 편직물은 직물에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61년 남성의 이중 편직물의 출하는 겨우 9% 가량이었으나 69년에는 35%로 증가됐다. 75년에는 편직물이 52%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공업은 이와 같은 남성 「패션」혁명에 뒤따를 수 없었다. 공장의 구조가 변화되었으나 미국산 기계는 국내의 수요를 충분히 따르지 못했다. 한국산 편직물이 10%의 부가세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이윤을 남긴 것도 이 때문이었다.
또 하나의 조그만 변화로는 가내 재봉의 증가이다. 미국의 주부들은 요즈음 점점 재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기성복에 반기를 든 미국의 「히피」선풍이 가내 재봉 증가에 크게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원인은 미국 경제의 침체이다. 6%를 넘는 실업률에 따라 직물류 판매는 격감됐다.
또 하나의 무시할 수 없는 문제는 「아시아」산 직물의 수입이다.
미국 내 소비섬유류의 3분의1이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다. 미국의 섬유업자들은 금년 1월과 2월에 일본 섬유의 대미 수출이 70년 동기에 비해 3백17%나 늘어난 데서 「쇼크」를 받았다.
남부 정치인들과 「닉슨」은 보호무역정책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상원의원들은 거의 노골적으로 자기 출신주의 산업을 비호하려든다.
「캐롤라이나」주의 경우 이것은 섬유산업이 되는데 그 배경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캐롤라이나」주의 섬유산업은 66년대 전반에 많은 기업가들이 앞다투어 투자를 하는 바람에 후반에 접어들면서 과잉생산 현상을 나타냈고, 그 결과 값싼 외국제품과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위치로 전락한 것이다.
「닉슨」은 선거에 앞서 직물류에 대해 모종의 보호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질을 줬다.
이에 발맞춰서 남부의 직물 생산업자들은 의회에 「로비이스트」를 만들었고 「캐롤라이나」주 출신의원들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그 배후에는 「노드캐롤라이나」주의 「샬러트」에 본부를 두고 있는 전국 직물생산기구가 도사리고 있었다.
의회에서의 활동은 「스트롬·더먼드」의원이 「리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드캐롤라이나」주 출신 상원의원인 그는 「닉슨」과 아주 가까운 사이이며, 지난 선거 때 자금줄 구실을 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 미국에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공업은 사라질 시기가 됐다. 섬유공업은 이제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본 기자는 「제임즈·월드롭」작곡의 반일가요 『임포트(수입)·블루스』를 들어본 사람을 만나려고 무진 애를 썼으나 실패했다.
이 「레코드」는 배일감정을 표현한 노래로서 섬유류가 주산업인 남부 지방에서는 큰 인기가 있다한다.
동양자국들은 일종의 역사적 불가피성에서 나온 미국의 「섬유혁명」에 댓가를 치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특히 한국의 처지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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