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가동식 갖는 한국최대 「컴퓨터」「유니박」1106의 성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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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과학기술처 중앙전자계산소에서는 우리 나라 최대성능의 「컴퓨터」인 「유니박」1106의 가동식을 갖는다. 이제까지 도입된 28대 중 정식으로 가동되기론 26대째인 그 「유니박」1106은 한국 최대성능을 자랑해 오던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의 CDC-3300 보다 2배 이상의 성능을 지니는 것이라고 한다. 「아시아」에서 그보다 큰 성능을 가진 「컴퓨터」는 일본에서나 더러 볼 수 있을 뿐이라고 알려져 있다. 「유니박」1106의 성능을 상세히 알아보는 동시에 그러한 성능이 어떤 업무에 적용되게 되느냐도 아울러 살펴 보기로 한다.
앞서 가동식을 가진 철도청의 「유니박」9400에 이어 이번에 「유니박」1106이 가동식을 갖게되면 정부기관의 「컴퓨터」는 모두 10대가 되는 셈이다. 70년1월 현재 일본의 총 「컴퓨터」 댓수 5천9백대에 대해 정부기관서 쓰고있는 「컴퓨터」 댓수는 1백85대로 나타나있다.
우리 나라의 모든 「컴퓨터」 가운데 약 36·7%를 정부기관서 쓰고 있는데 대해 일본선 겨우 3·1%를 정부기관서 쓰고 있는 셈이다.
민간기업(8대) 학교(6대) 금융기관(2대) 연구기관(1대) 국영 기업체(1대) 등 어느 분야보다도 정부기관에 댓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유니박」1106 같은 것은 다른 「컴퓨터」의 성능을 단연 압도한다.
우선 기억용량을 보면-「유니박」 1106은 주기억 용량이 13만1천어인데 비해 CDC-3300은 9만8천어이다. 거기다가 보조기억용량은 총4억9천만 어나 된다. 그중 4대의 자기 「디스크」만이 기억할 수 있는 1억1천6백만 어가 어느 정도의 분량인가 하면 2백자 원고지로 56만 장에 해당된다. 8면짜리 신문 4년 분이 넘고 웬만한 단행본으론 6백 권에 해당되는 분량이 4대의 자기「디스크」에 기억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산속도는 1·5「마이크로 세컨드」(1마이크로 세컨드는 백만 분의 1초)이므로 1초 동안에 65만 번의 가산(3+6등 1계단 덧셈)을 할 수가 있다.
그밖에 1분에 영자로 16만자 이상을 찍어내는 「라인 프린터」 2대를 비롯한 2대의 「카드·리더」 등이 부속돼 있다. 여기엔 1백20대의 단말장치(터미널)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의 도청이나 시청 등은 물론 기타 중요 행정기관에 그것을 설치하여 각종 숫자나 자료를 중앙에 신속히 보내게 할 수가 있다.
지난 70년4월21일에 발족한 중앙전자계산소에는 소장(송길영 박사) 아래 기획과·업무분석과·처리과가 있어 「프로그래머」「시스팀·애널리스트」 등 70명의 전문기술자와 2백명의 「키펀치」(여성)가 일하고 있다. 현재 동계 산소에 있는 1백20대의 「키펀치」를 매일 2교대로 농업「센서스」 등을 위한 「카드」착공에 이용하고 있다. 이번에 가동되는 「유니박」1106의 당면 주요과제는 농림부의 농업 「센서스」처리와 재무부의 결산업무라고 한다.
70년12월1일서 12월31일까지 전국2백60만 농가에 대해 실시한 2백60만 장의 조사표의 결과를 신속 정확히 집계해 내기 의해 1전5백만 장의 「카드」(트럭 35대분)에 구멍을 뚫고있는 것이다. 98가지 항목에 걸쳐 질문한 사항을 1백37가지 사항(이전엔 약 30가지)에 대해 해답을 얻어내게 돼있는 그 조사표를 종전같이 인력으로 처리한다면 4백명이 10년은 걸려야 완성할 수 있다.
그러나 「유니박」1106으로 숙련된 10명의 「프로그래머」가 동원되면 8개월 이내에 전 항목에 걸쳐 해답을 정리해 낼 수 있고 비용도 10억원이 들던 것을 2억원으로 줄이게 된다고 송 소장은 말한다. 그리하여 내년 2월이면 「컴퓨터」가 처리한 농업「센서스」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그 동안 중앙전자계산소에서는 재무부의 결산업무를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의 CDC-3300을 빌어 처리한바있다.
전국 3천9백여 개소의 면 또는 동 등의 일선 재무관이 올린 결산보고가 재무부로 도달하기까지엔 수많은 계단과 수개월의 시일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중앙에 보내진 것을 종합집계 하려면 2백20여명이 6개월간 일해야 했다. 그러나 이 결산업무를 분석해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20일 이내에 최종 보고서까지 작성할 수가 있다.
그래서 앞으론 1년에 1회 냈던 결산보고를 l개월에 1회씩 내는 등 결산업무의 신속합리화를 보게된다.
「유니박」 1106은 굉장한 성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곳에 단말장치를 놓아서 동시에 이용할 수 있게 할 수 있고 대단한 기억용량을 지녔기 때문에 각종 자료를 외어두게 하는 「데이터·뱅크」가 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해진다.
70년1월 현재 미국에 있는 6만2천6백85대를 비롯해서 전세계엔 10만5전30대의 「컴퓨터」가 있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그에 비하면 이제2 6대째가 가동되는 우리 나라 「컴퓨터」계는 쓸쓸한 편이라 하겠다.
더우기 중앙전자계산소의 소속이 딴 부처로 옮겨진다는 말 때문에 가동식을 맞는 직원들이 활기를 좀 잃고 있는 것 같은 것은 과학기술처가 「컴퓨터」계를 주도해온 점에 비추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이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