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파동 때는 여유 주었는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파동의 상처를 안고 출범한 공화당의 현오봉 총무 팀은 8일부터 일을 시작했다.
아침 일찍 국회에 나온 현 총무 팀은 국회 신민당수실에 들러 김홍일 신민당 수에게 인사를 한 뒤 국회의장 실에서 야당 총무 단을 기다렸다.
김재광 신민당총무가 의장 실에 들어서자 현 총무는『잘 부탁한다』면서 악수를 청했는데 김총무는『중국사람 만나서 큰일났구먼』이라 했고 현 총무는 당신도「짱꼴라」같은 사람』이라고 되받았다.
백두진 의장이 현 총무에게 대사라고들 하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현 총무는『대사는 커녕 소사도 못된다』고.
회담에서 야당이『김 총리를 불러 의원조사사건을 하루만 질문하자』고 제의하자 공화당 총무 단은『전에 야당총무가 사표를 냈을 때 우리가 며칠간 여유를 주었었잖으냐』고 고개를 흔들었다.
한편 공화당소속의원들도 총무 단의 본회의 유회 전략을 미리 통고 받은 듯 국회엔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공화당의 유회 전략은 9일과 10일이 연휴인데다 11일에 김 총리가 이란으로 떠나므로 8일 하루만 넘기자는 것이지만 야당에선 『어차피 치러야할 홍역인데….』라고 벼르고.
10.2항명파동의 뒤처리를 끝낸 7일하오 백남억 당의장은 구태회 정책위의장, 길전식 사무총장, 현오봉 원내총무, 이병희 무임 소장관, 신형식 대변인과 함께 김 총리 취임이래 처음으로 총리실을 찾았다. 신임 김현옥 장관과 함께 있다 당 간부들을 맞은 김 총리는『파동이 없었던 것만 못하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결속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면서『탈당한 길재호·김성곤 두 분에 대해서는 뼈아프게 생각하며 시간이 지나면 찾아가 위로하겠다』고 말했다는 것.
김 총리는 8일 저녁 삼청동공관에서 신임 김 내무를 비롯한 전 국무 위원들을 초청한 만찬을 베풀 예정.
7일에 있은 김현옥씨의 내무장관기용은 청와대대변인을 통해서 하던 지금까지의 관례를 깨고 윤위형 문공부장관을 통해 발표되었다.
이날 상오 10시50분께 백남억 당의장과 함께 청와대로 올라간 김종필 총리는 11시20분께 중앙청으로 돌아오는 즉시 정부 대변인인 윤 문공 장관을 불러 김현옥씨의 내무장관 임명을 발표하도록 했다는 것.
한편 신임내무에 대한 야당의 코멘트 엇갈려 화제.
김수한 대변인은『김씨가 내무행정을 불도 저식으로 밀다간 민주질서가 흔들릴 염려가 있다』고 논평.
그러나 김재광 총무는 대변인의 논평에 적잖은 불만을 표시하면서 『지난번 총선거에서 서울시정을 그르친 과오에 대한 민의의 심판을 받은 사람을 재기용한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 이라는 가혹한 논평을 하고 이것이 진짜 신민당의 논평이라고 정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