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젊은이, 한국노래 잘 불러 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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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첫날 컨셉트는 ‘문화’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일정을 ‘한국 드라마 파티’ 참석으로 시작했다. 프랑스 현지인들이 주축인 한류 팬클럽 ‘봉주르 코레’가 파리의 대표적 관광지인 샹젤리제 인근 피에르 가르댕 문화공간에서 주최한 행사다.

 행사는 ▶한국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해를 품은 달’ ‘각시탈’ 감상 ▶K팝 콘테스트 입상자 공연 ▶한국 드라마 주제가 배우기 등으로 진행됐다. 3개의 드라마는 봉주르 코레 회원들이 앙케트 조사를 통해 뽑은 인기 드라마들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봉주르 코레’ 임원단 6명과 간담회를 했다. 이어 프랑스 K팝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데보라 시베라의 ‘해를 품은 달’ 주제가 열창과 댄스 부문 준우승팀 슈크림 크루의 공연을 지켜봤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프랑스 젊은이들이 한국 노래와 춤을 어떻게 그렇게 잘 표현할 수 있나. 무척 놀랐다”고 감탄했다. 이어 사회자로부터 “박 대통령은 어떤 드라마를 좋아하나”라는 질문을 받고선 “재미있게 본 드라마 중 하나는 ‘대장금’”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인상파 작품의 보고(寶庫)로 불리는 문화 명소 오르세 미술관도 찾아 폴 세잔, 클로드 모네, 에두아르 마네 등의 작품을 감상했다. 오르세 미술관은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와 함께 파리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미국 순방 때는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5월), 러시아 순방에선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9월) 등을 들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는 늘 같이 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박물관도 그런 차원에서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불가리아 외무부 장관 출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UNESCO·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사무총장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보코바 총장은 유네스코 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교육·문화 등에서의 우리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할 의지가 있다”며 “앞으로 모든 분야에서 한·유네스코 간 협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보코바 총장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파리 동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선 “이렇게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지게 된 것은 재불 동포사회 여러분의 노력이 컸다”며 “새 정부는 문화융성을 국정기조의 하나로 채택해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 금박 무늬가 장식된 녹색 한복을 입었다.

파리=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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