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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올림픽」축구예선총평|과신하다 허 찔린 축구한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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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말레이지아」에 「뮌헨」행 「티키트」를 넘겨주고만「뭔헨·올림픽」축구「아시아」동부지역 예선전은 기대가 켰던 만큼 실망이 컸고 실망보다 더욱 큰 좌절감 마저 통감케 했다. 한국·일본·「말레이지아」·「필리핀」자유중국 등 5개국이「풀·리그」를 벌인 이번 예선전은 개막 전부터 한·일전으로 초점이 압축됐던 것부터 무언가 잘못됐다. 이것은 일본과 한국이 똑같이 서로 「라이벌」의식으로 신경을 세운 반면 「말레이지아」는 호시탐탐 양 강자 속에서 어부지리의 기습을 노린 것이 적중하고만 대회였다. 67년10월 일본동경에서 열린 「멕시코·올림픽」 예선에서 일본에 득실차로 패배, 「올림픽」행을 놓친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는 한국축구는 4년만에 잃었던 꿈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왔다.
70년2월 장덕호 집행부가 들어선 이래 상비군제도를 구성, 청룡·백호로 이중훈련을 다듬었으며「오라러오」「볼트크루벤」「벤피카」「세투발」「던디·유나이티드」「이란」 국가대표초청 등 한국축구 사상 일찍이 없던 포괄적인 친선경기로 집중「트레이닝」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남미전지훈련, 영국인 「애덤즈」「코치」초청 등 축구사활을 걸고 대비했었다.
이런 집중적 훈련 속에 작년 「메르데카」대회 단독우승, 「킹즈·컵」2연패와「에이시언·게임」 축구최초우승 및 금년4월 대통령배 대회에서「버마」와 공동우승 등의 화려한 성과는 오히려 「뮌헨」행의 낙관과 자만을 일으켜 준 요인이 되고 말았다.
사실 그 동안 한국축구가 「아시아·존」에서는 상위권을 「마크」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과거의 전적을 믿고 「뭔헨」행을 지나치게 과신했다.
『「뮌헨」은 부른다. 한국축구를』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자체조차 과신이었으며 지난 몇 년의 화려한 과거 속에 곪아있는 병의 근원을 과감하게 수술하지 못했다.
이런 한국의 과신과 함께 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일본도「말레이지아」를 과소평가 한 것만은 사실이다.
개막 전부터 일본「오까노」(강야)감독은 『한국과 일본은「말레이지아」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경계는 말뿐이지 일본·한국이 연패할 것은 아무도 상상 못했던 엄청난 결과였다.
『「타도 한국」으로「멕시코」의 꿈을 재현』하겠다는 일본은 그 동안 5단계 강화훈련을 마쳤지만 목표는 오직 한국이었을 뿐「말레이지아」는 아니었다.
이번 결과로 일본에서도 그 동안「메르데카」대회 등 「아시아」대회를 기피하고 수준 높은 「유럽」에만 의존했다는 자체비판과 앞으로 정기적인 한·일전 등을 고려, 「아시아」 축구대열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일본축구계의 여론에 굽히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국축구가 호언장담하던 「뮌헨」행을 놓친 데는 너무나 많은 문젯점을 안고 있다.
비록 일본과 한국이 동병상린에 빠졌다고 가냘픈 위안이 될는지 몰라도 이번 대회로 한국축구는 깊은 반성을 쌓아 재기를 위한 재평가의 싯점으로 되들아 갔다고 풀이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은 대회 첫날 일본이「말레이지아」에 패배했을 때만 해도 이변에는 놀랐지만 「남의 집 불」을 보듯 했고 자신의 집이 타는지는 전혀 몰랐던 것이다.
한국축구 사상 가장 거액과 조직적 강화훈련을 했다는 청룡이「팬」들에게 보여준 FW진과 수비진의 연결성결함, FW진의 짜임새 없는 빈약한 작전 등 졸 전과 한심한「플레이」는 과거 화려했던 전적이 실력보다 얼마나 행운이었다는 핀잔을 듣게끔 됐다.
특히 대 「말레이지아」전서 「슈팅」41개, 「코너·킥」20개, 대 「필리핀」전반전서 빗나가는 「슛」등은 한국축구가 그 동안 지녀온 고질을 너무「리얼」하게 나타냈다.
이와는 반대로 비록 한국과 함께 탈락했지만 일본 「가마모도」(부본) 「스기야마」(삼산) 「나가이」(영정) 등으로 이어진 공격진은 정교하고 「시스팀·플레이」는 자못 과학적이었다.
일본이 너무 교과서적인 반면 한국은 교과서조차 없는 즉흥적「플레이」에 의존했다.
이것은 대 일본전서 얻은 두「골」도 모두 정교한 연속성의「플레이」가 아니라 순간적, 개인「플레이」가 고작이었으며 대 「필리핀」전 전반이 곧 교과서적 축구를 몰랐던 단적인 졸 전이었다.
흔히 한국축구는『강한「팀」에 강하고 약한「팀」에 약하다』고 하는 말이 있지만 이것이 한국이 「아시아」에서는 체력과 투지가 있지만 기본 기가 없는 즉흥「플레이」를 한다는 입증밖에 되지 않고 있다.
이번 「말레이지아」의 우승은 전혀 우승 전에서 온 행운만은 아니었다.
FW「아마드」「류툰텍」과 FB「찬드란」두 기량은「팀」의 지주였으며 과감한 「태클」, 「볼」에 대한 집념은 한국·일본보다 월등했다.
일본이「가마모도」「말」연이 「찬드란」같은「리더」가 있은 반면 한국은 비교적 고른 개인기가 갖춰졌지만 정신적 지주가 될 「리더」가 없다는 결함을 보였다줬다.
그 동안 축구협회는 「뮌헨」행의 사활을 걸고 노력해 왔지만 영국인「코치」「애덤즈」를 도착 후 3개월이나 겉돌게 했으며「코칭·스태프」의 호흡부진과 오랜 훈련은 오히려 선수들에게 권태를 조성한 오류를 낳게 한 탓도 원인이다.
또한 서성오 허윤정 선발은 그 기용도가 빈약한 것으로 보아 선발자체조차「미스」를 드러냈고 제공권을 위한 연구를 전혀 갖추어 보지 못했다.
이제 한국축구는 새로운 시발점에 다다랐다.
절감돼온 장신FW진의 발굴, 「팀」의 「리더」부재해소, 「스트라이커」양성과 조직적인 「시스팀·플레이」에 의한 공격을 이제부터라도 먼 안목으로 연구·준비해야 할 것이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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