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맞은 듯 어리둥절…내무부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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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오치성 내무부장관의 해임 안이 가결됐다는 국회 측 소식을 내무장관실에서 정성관 차관과 함께 전해들은 오 장관은『이미 짐작했었어. 각오도 되어 있었어』라고 기자들에게 태연히 너털웃음을 지었으나 곧이어 눈언저리가 이상한 듯 눈에 안약을 넣었다.
이어 오 장관은 『정치란 기복이 있는 것이 아닙니까』라고 심통한 표정으로 반문하고 이때 국회 측에서 공식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잘됐읍니다. 이번 기회에 당에서 정리해야 할 것은 정리해야 할 것이 아닙니까.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장관은 침통한 표정으로 장동식 치안국장과 정석모 치안국 공안담당관이 해임 안이 가결된 사실을 알고 들어와 『면목없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인사를 하자 아무 말 없이 인사를 받고는 기자들에게 약간 열띤 목소리로『이번에 공화당이 일치단결하자고 가장 앞장서 주장한 사람들이 배신했다』고 털어놓았다.
오 장관은 이미 가결될 것을 이날 아침에 알았으나 내무부의 참모들이 당황할 까봐 말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내가 정치 낙제성인지도 몰라』라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어 정성관 내무부차관 등 내무부 고위간부 등 3,4명은 내무장관실 안에 있는 기밀실에서 무엇인가 숙의 하기도 했다.
이날 내무부의 각과 직원들은「라디오·뉴스」를 통해 오 장관의 해임을 알고는 뜻밖이라는 표정들이었다.
이날 내무부의 장·차관 실에는 각지방장관 둥 지방자치단체 고급관리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으며, 오 장관은 하오1시55분쯤 국무총리에게 인사하러 간다면서 장관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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