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출장길에 뉴욕 타임스의 세계적인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주최하는 포럼까지 취재하게 됐습니다(중앙일보 10월 28일자 24면). 달변에 능숙한 쇼맨십으로 좌중을 휘어잡더군요.
그는 “빅데이터 시대에 평균(Average)이란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우리 모두는 이제 자신이 얼마나 독특한(unique)지, 그래서 왜 고용되어야 하는지 증명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일갈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칼럼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그들이 잘 모르는 중국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내 목표”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통찰해야 하는지 아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문득 한 기업에 있는 선배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기업의 회장님은 회의 때마다 “내가 모르는 얘기를 해 봐”라며 임원들을 다그친다고 합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뭘 알고 계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모르는 얘기를 하라고 하실까” 하는 무심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그 정도로 세상을 넓게 깊게 보는 연습을 평소부터 해놓으라는 지시로 들렸답니다.
사실 “이건 모르셨죠?”라고 말문을 열기 위해서는 그 전에 얼마나 전후 맥락과 좌우 사정을 꿰고 있어야 할까요. 그런 통찰력이 없으면 제대로 살 생각은 하질 말라니, 정말 무서운 얘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스산해져 가는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