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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만이라도 해임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23일 청와대를 방문한 주월군 모범 용사 20명을 맞아『베트콩이 벌이고있는 모략 작전에 걸리지 말고 국군 파월의 대의에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하라』고 당부.
박 대통령은 다과를 베풀어 이들을 격려하고 『월남 사람들이 처음 한국군이 갔을 때는 고맙게 생각했지만 요즘은 베트콩의 선전과 일부 한국에 대한 인식을 잘못하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베트남 사람과 우리 국군 사이에 거리가 생기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비난을 받지 않도록 몸가짐을 단단히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신민당은 대 정부 질문의 처리 방안으로 관계 3부 장관 해임을 내세우고 있으나 어떤 방법으로 한 장관만이라도 해임을 관철하느냐로 고민 중.
신민당 총무단은 23일 아침 중지를 모으기 위해 원내 대책위를 열었는데 『장관 문책은 공화당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니 부결되더라도 국회법대로 일단 해임 건의안을 낼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주장과 『부결될 해임 안을 내는 것보다는 추경 예산안의 상임위 심사를 끝낸 뒤 예결위 구성에서 전가의 보도인 예결 위원 명단 제출 거부로 다시 한번 공화당에 압력을 가해 보자』는 양론.
그런데 해임 안 제출 파는 전가의 보도를 아껴 지방 자치법 협상에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시 한번 압력을 가하자는 사람들은 표결할 때 공화당 안의 이탈 표는 기대할 수 없고 오히려 야당 내 자중 지란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고.
『몸이 피로해서 질문의 핵심에 벗어나는 답변을 하더라도 양해해 주길 바랍니다』-.
공화당 측이 운영위에서 필리버스터를 벌이고 신민당의 4명의 질문자를 내보내는 바람에 22일 국회 본회의가 저녁 8시까지 끌자, 연일 계속되는 답변에 지친 김종필 국무총리는 처음으로 이런 「사전 부탁」을 했다.
여야 의원들이 슬슬 빠져나가 하오 7시 현재 의석에 앉아 있는 의원은 60명밖에 안돼 맥빠진 분위기였지만 김한수 의원(신민) 이 『어느 기자가 정부 기관에서 곤욕을 당한 뒤 조국을 등지고 외국으로 떠났다』고 말할 때는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김 총리는 『나도 망명 아닌 망명을 두 차례나 했기 때문에 그 심경은 이해하지만 조국을 등진 태도는 찬성할 수 없다』고.
공화당 당무회의는 23일 소속 국회의원 부인과 비서관·비서에 대한 1일 교육을 오는 27일부터 3일간, 당 훈련원에서 갖기로 했다.
길전식 사무 총장은 이 계획을 보고하면서 『서정 쇄신을 해야하고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데 내외가 발을 맞추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교육 내용은 세계 정세, 당의 기본 이념 및 각자의 위치에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방법 등에 관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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