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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조루도 이혼사유가 된다?

중앙일보

입력

명비뇨기과의원 신명식 원장

최근 미디어를 보니 우리나라 결혼한 10쌍 중 4쌍이 이혼을 하고 황혼 이혼율이 신혼 이혼율을 앞질렀다고 한다.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한다. 보통의 부부들의 이혼율이 이 정도라면 성기능 장애, 특히 조루가 있는 남성의 이혼율은 어떨까? 통계에 따르면 조루 남성은 건강한 남성보다 이혼할 확률이 2배가 높다고 한다. 다른 이유라면 모르겠지만, 간편한 약 복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조루 때문에 결별을 결심하게 된다는 것이 비뇨기과 전문의로서는 참으로 안타깝다.

실제로 조루는 이혼의 사유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성생활의 만족의 문제라기 보다는 감정적 갈등 때문이다.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 조루를 겪고 있어도 파트너와 이에 대한 대화를 하지 않는다. 남성은 관계가 빨리 끝나버리면 민망하고 미안한 기분이 들지만 자는 척 하거나 본인의 증상을 직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남성의 조루 증상을 지적하면 남성이 상처를 받을까 봐, 또는 색을 ‘밝히는’ 여자로 오인 받을까 봐 파트너와의 관계에 불만이 있어도 입을 열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증상이 한 두 번도 아니고 결혼 생활 내내 지속된다면 오해와 불신이 쌓이게 된다. 여성의 경우 남성 파트너가 이기적으로 행동한다고 여기게 되어 상대를 불신하게 된다. 심할 경우 남성에게 성적(性的) 도구로 이용당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여기에서 비롯되는 분노가 남성과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남성은 남성대로 고민이 쌓여간다. 관계를 할 때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좌절하게 되기 때문에 관계 자체를 회피하게 되고 방어적인 자세로 변하는 것이다.

때문에 조루가 발생했을 때는 남성과 여성이 가진 속마음을 편하게 털어놓는 것이 필요하다. 해결을 위한 노력 없이 병을 방치하기만 한다면, 오해와 불신은 점점 쌓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관계의 빈도가 줄어들고, 섹스리스가 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이혼에 이를 수도 있다.

조루는 치료가 매우 간단한 질환이다. 비뇨기과에 방문하여 간단한 설문지를 통해 본인의 증상을 점검하고, 조루 전문 치료제를 처방 받아 필요 시 물과 함께 복용하기만 하면된다.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다폭세틴 성분의 대표적인 조루 치료제의 경우 사정조절능력을 향상시켜 성 관계시 사정시간을 최대 4배 정도 연장해 준다. 임상 연구 결과 남성과 파트너의 만족도를 80%까지 올려 준다고 하니, 치료만 받으면 결코 조루 때문에 이혼까지 갈 리는 없는 것이다.

조루는 노력을 통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 부부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에 대해 파트너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문제가 있다면 당당하게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길 권한다. 비뇨기과를 가는 것 보다 문제를 직시하지 않는 것이 더 남자답지 못한 것이다. 조루 해결, 빠를수록 좋다. 남자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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