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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사냥 다운점퍼, 올해 대세는 '탐험가 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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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장 차림 (남)다운 점퍼(프로스펙스), 셔츠·타이·재킷·바지(커스텀멜로우), 구두(소다), 가방·시계(파슬워치by파슬코리아), 안경(디젤by다리F&S) (여)다운 점퍼(프로스펙스), 원피스(미샤), 구두(주크), 클러치(타마)

‘다운 점퍼’ ‘패딩 점퍼’는 한때 편하고 따뜻한 겨울 외투에 불과했다. 멋쟁이들이 선호할 만한 옷이 아니었다. 매끈하게 잘 빠진 모직 코트에 비해 몸 부피를 크게 보이게 하는 통통한 모양새가 감각적인 패션과는 조화롭게 어울리기 힘들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사정이 180도 바뀌었다. 겨울철 패션에서 다운 점퍼가 가장 화제의 중심에 놓여 있다. 매섭게 추워진 겨울 날씨 탓도 있고 다채롭게 변신한 세련된 디자인 덕분이기도 하다. 올겨울 다운 점퍼 경향, 상황별·디자인별 소화 방법 등을 살펴봤다.

2 변신 다운 점퍼(프로스펙스), 티셔츠·바지·목걸이(주크), 구두(소다), 니트·치마(SJ SJ), 구두(주크), 스타킹(월포드), 가방(러브캣), 티셔츠·비니(주크), 치마·머플러(오즈세컨), 구두(소다), 시계(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by파슬코리아) 3 캐주얼 패션 (남)다운 점퍼·모자·운동화(프로스펙스), 카디건·셔츠·바지(바이크리페어샵) (여)다운 점퍼·운동화(프로스펙스), 니트(파리게이츠), 셔츠·바지(바이크리페어샵

몇 만원~수백만원 선택의 폭 넓어

‘다운 점퍼’ ‘패딩 점퍼’는 본래 각각 다른 의미로 쓰인다. 다운은 오리털·거위털 소재란 얘기고, 패딩은 옷을 만든 방법이 누빔, 즉 ‘패드’ 형태로 돼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운 소재를 속속들이 알차게 채워 넣는 제작법이 누빔이다 보니 두 용어가 자연스럽게 혼용되고 있다. 부르는 말이 무엇이든, 최근 몇 년 새 이런 종류 외투는 겨울철 패션의 대세가 됐다. “요즘 의류 업체에서 만드는 겨울 외투 생산량 중 최소 70%가 다운 점퍼”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일부 브랜드는 90%를 넘는 곳도 있다. 의류 전문 브랜드를 비롯해 아웃도어 브랜드, 스포츠 브랜드 등 의류를 생산하는 모든 종류의 회사에서 다운 점퍼를 취급할 정도로 대세다. 몇 만원짜리부터 수백만원에 이르는 것까지 다운 점퍼 가격대도 매우 다양해졌다.

프로스펙스 홍보팀 신희숙 대리는 “다운 점퍼는 추위가 시작되기 전인 9월 말, 10월 초에 전년도 이월 상품의 막판 재고 처리가 이뤄진다.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매장에 신상품이 입고되면 그야말로 ‘다운 점퍼 전쟁’이 벌어진다. 겨울철 외투의 다운 소재 쏠림 현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난히 추워진 겨울 날씨도 다운 점퍼 유행에 한몫했다. 최근 다운 점퍼를 구입한 정수현(25·여)씨는 “눈도 많이 오고, 엄청나게 추운 겨울을 지내다 보니 다운 패딩 점퍼보다 더 따뜻한 외투가 없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 실용적인 이유로 입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디자인이나 가격도 다양해 취향에 맞게 고르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신 대리는 “올겨울 다운 점퍼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탐험가처럼 보이는 두툼한 형태가 많아진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또 진하고 선명한 색상의 다운 점퍼 비중이 점점 늘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있는가 하면 한 벌 외투가 조끼·점퍼·코트 등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형되는 것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극지 탐험대원처럼 보이는 다운 점퍼 디자인은 엉덩이를 덮는 길이에 큼직한 모자를 단 모양새다. 모자에 매서운 겨울 바람을 막는 털장식이 돼 있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4 다운 조끼 스타일 (남)다운 조끼·운동화(프로스펙스), 셔츠·스웨트셔츠·바지(시스템옴므), 시계(디젤워치by파슬코리아), 선글라스(토즈by다리F&S) (여)다운 조끼·운동화(프로스펙스), 카디건(파리게이츠), 셔츠(까스텔바작), 치마(SJ SJ), 팔찌(러브캣비주), 시계(칼라거펠트by파슬코리아) 5스포츠룩 (남)다운 점퍼·모자·운동화(프로스펙스), 카디건·셔츠·바지(바이크리페어샵) (여)다운 점퍼·운동화(프로스펙스), 니트(파리게이츠), 셔츠·바지(바이크리페어샵) 촬영협조=박민지·김태완(모델·K-PLUS), 마리의정원(헤어&메이크업)

미니 드레스엔 엉덩이 덮는 다운

남성용 슈트차림, 여성용 미니 드레스 차림에는 모자에 털장식이 달려 있는 다운 점퍼 디자인으로 멋을 내면 좋다(사진1). 올 겨울 다운 점퍼 디자인에 많이 선보인 극지 탐험대원 룩이 슈트 차림 남성에게 잘 어울리는 다운 외투다. 품이 넉넉한 편이어서 슈트 위에 덧입기에도 좋다. 본래 디자인 자체가 풍성하고 엉덩이를 덮는 길이가 대부분이어서 슈트 길이와도 잘 맞는다. 미니 드레스 차림 여성에겐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다운 점퍼가 무난하다. 아무래도 연말 모임이나 공식적인 분위기에 어울리는 차림이니 편하게 보이는 다운 외투라 해도 길이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캐주얼 차림에 어울리는 다운 점퍼(사진3)를 고를 땐 배색에 주의한다. 남성 모델이 입은 파란색 다운 점퍼에는 허리 옆선에 검정 배색이 들어가 있다. 정면에서 보면 검정 배색 부분이 몸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부피가 커 보이는 다운 점퍼 디자인에서 눈여겨볼 요소다. 여성 모델이 입은 아이보리색+검정 배색 다운 점퍼도 비슷한 시각 효과가 들어간 디자인이다. 다운 점퍼 하단 감침 부분과 어깨 위쪽만 검정으로 돼 있는데, 아래 감침 부분이 허리는 짧고 다리는 길어 보이게 한다.

한겨울 추위가 시작되기 전까지 가장 쓰임새 많은 게 다운을 넣은 조끼다. 다운 조끼를 입을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조끼 안에 입는 의상과 하의, 조끼 등의 색상 조합이다. 조끼라는 외투의 특성상 팔 부분은 조끼와 다른 의상이 드러나므로 조합이 어색한 색상을 고르면 낭패다. 남성 모델(사진4)이 입은 것같이 채도가 낮은 짙은 갈색 정도면 어떤 색상에든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다. 회색이나 검정도 마찬가지다. 여성 모델(사진4)의 조끼 색상은 남성과 반대로 매우 화사하다. 조끼 아래 받쳐 입은 의상이 짙은 회색과 흰색으로 무난하기 때문에 포인트 역할을 하고 있다.

스포츠 패션(사진5)에서 다운 점퍼는 각양 각색, 자신의 개성에 맞춰 연출할 수 있다. 남성 모델처럼 검정·회색 등 무채색 계열은 큰 무리가 없으니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상의·하의와도 어울리고 독특한 모자를 써도 무방하다. 여성 모델이 입은 것 같이 옅은 박하잎 색상이 포인트로 들어간 다운 점퍼는 평소에 소화하기 쉽지 않지만 스포츠 패션에선 개성 만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의상이다. 올겨울 다운 점퍼에서 특색 있는 경향으로 떠오른 ‘변신 다운 점퍼’(사진2)는 한 벌로 여러 벌 효과를 낼 수 있다. 조끼·점퍼·코트 등 3단 분리가 가능한 디자인이 기본이다. 팔 부위만 떼면 길이가 긴 ‘롱 베스트’로 연출할 수 있다. 또 목 부분을 떼면 다운 소재 목도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글=강승민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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