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우 자신 굳힌 「압승」-월남 하원선거 결과에 비친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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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29일 실시된 월남 하원의원 선거는 예상대로 「티우」파의 압승을 기록했다. 총 의석 1백59석 가운데 1백석 이상이 「티우」직계이거나 위성정당에서 뽑힌 것이다. 오는 10월3일로 예정된 단독출마 대통령 선거의 예비점검 냄새가 짙게 풍기는 이번 선거결과는 몇 가지 점에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투표율이 79.5%의 신기록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이것은 야당 측의 「강제동원설」에도 불구하고 10월 대통령선거에서 상당한 동원력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즉 「티우」가 자신의 단독출마에 더욱 자신을 가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표의 지역적 편차가 두드러졌다는 사실도 눈을 끈다. 「베트콩」과의 협상을 주장, 30명을 당선시킨 「안·쾅」불교도 계를 비롯하여 거의 모든 야당 의원들이 중부·북부 지방의 「불안지역」과 대도시에서 나온데 반해 「티우」계의 대부분은 「메콩·델터」의 인구 밀집지역에서 양산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선거의 민주적 절차 자체를 의심케 하는 기현상이라 하겠다.
선거 포기를 선언했으나 「티우」의 가장 강력한 정적으로 알려진 「민」장군 계의 부진도 큰 특징의 하나. 불과 12석을 차지했으며 그 중 7석이 「사이공」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후진국 특유의 관권개입을 감안하더라도 뜻밖의 패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직 의원 1백 18명이 거의 전멸해 버린 것(재선자 40명 가운데 22명이 야계)은 부패부정에 대한 「민권의 봉기』로 평가되며 가장 밝은 일면으로 지적되었다. <홍사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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