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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의 4가시 도박|캄 진격·라오스 침공·중공 방문·달러 방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닉슨 미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8개월 사이에 적을 혼란에 빠뜨리고 친구를 깜짝 놀라게 하는 대담무쌍한 네 가지의 도박 적인 행동을 취했다. 이 4대 도박행동은 캄보디아 진격, 8·15신 경제정책, 월남군의 라오스 침공 및 중공방문계획. 후자의 두 가지는 성과를 거두는 듯 하나먼저 두 가지는 말하자면 위기에 대응하는 행동이었던 것.
이 네 가지 결정의 밑바닥에는 의외성 외에도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 즉 불안한 상황 가운데 스스로의 재능을 발휘, 예기할 수 없었던 결과를 얻겠다는 의사이다.
캄보디아 진공의 결정 동기는 이데올로기나 도미노 이론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당시의 시기적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시아누크 실각후의 론·놀 정부는 허약하여 게릴라세력의 위협을 받아왔다.
만약 게릴라 세력의 공격이 성공한다면 새로운 정부가 수립될 것이므로 바로 전 월남반도엔 심장을 노리는 셈이 된다.
월남 정부군으로부터 미군이 지원을 받았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의표를 찌른 것이었다.
닉슨 대통령은 필연적으로 있을 국내외적인 파란에 아랑곳없이 이처럼 목적과 수단을 연결시켰던 것이다.
라오스의 진공은 지금 까지는, 표면상 성공한『승부』가 되풀이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 작전은 실패한 것이었다.
그러나 실패했던 탓으로 그 주된 목표를 호도 할 수 있었다.
월남 군은 미군의 공중지원으로 호지명 루트의 분단을 꾀했던 것이며 이는 합참의장 등 미국의 전략가들이 이따금『외과요법』으로서 그려해 오던 것이었다. 대통령은 이를 과감히 시도해 본데 지나지 않았다. 닉슨 대통령은 50년대 초의 매카디 선풍 때는 가장 열광적인 반공의 사도였으며 국무성의 공산주의에 물든 딘·애치슨 파에게 불평을 널어놓았으며 냉전을 고조시키는데 있어서는 열렬한 성원의 한 사람이었다.
사실 그의 사상적 동지들은 최근의 닉슨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다.
경제의 보수파는 작년 11월의 중간선거 결과에서 스스로를 간단히 케인즈 파라고 선언했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정치적 우파로서는 신 중공 정책이라는 놀라운 행동에 고개를 갸우뚱했을 것이다.
닉슨 대통령의『개종』은 비밀리에 행해진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그 자신이 자주 이야기하듯이 철저히 비밀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두개의 중국 정책의 채용에 이어 중공방문을 결정 한 것은 비상한 충격을 주었으며 그 결과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아직 짐작할 수 없다. 워싱턴에서의 조류를 전혀 오해하고 있었던 것을 알았으며 일본은 우방을 상실한 셈이다. 그리고 닉슨 정부가 일본과 사전에 상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백악관의 한 고위관리는 이것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동맹관계에 있어서 심각한 의문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사 이러한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고려가 닉슨 대통령에게 있었다해도 대 중공 관계를 극적으로 타결할 기회가 있는 한 위에 말한 고려를 이유로 닉슨 이 두개의 정책을 동시에 추진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내년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의 불경기, 제2·4 반기에 있어서의 국제수지의 엄청난 적자, 세계무역에 있어서의 미국의 지위붕괴, 달러 위신의 추락 등 적신 들이 나타났다.
한편에서는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 때까지 실업을 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달러 방위를 위한 디플레 정책을 취할 필요성에 쫓겨 두 가지 일을 다 택한 것이다.
그는 경기 자극을 위해 감세 조치를 취하고 이에서 초래될 수 있는 인플레 파급을 막기 위해 노임·물가·임대료 등을 동결 시켰다. 그의 양보라 한다면 10% 외 원 삭감과 연방 정부 고용원의 5% 감원뿐.
대외문제에서는 달러화의 태 환을 정지시키고 수입부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대처했다. 이런 것들은 이데올로기 상으로는 정리하기 어려운 혼합 결과인 것이다.
물론 이들 조치는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었다. 미국의 교역상대국은 타격을 업고 분노를 나타냈으며 정부 관리들은 이를 데 없는 혼란에 빠지고 국제통화체제도 대단한 혼동상태에 빠져들었다.
정치가로서의 닉슨은 적의 경 동맥을 노리는 사나이로 흔히 일컬어지지만 이것은 대통령에 된 후에도 변함이 없다.
문제는 대통령직의 강대한 권력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돌진 적인 이 캘리포니아 출신 정치가의 본능에 맡겨져 있지 않나 하는 점에 있다. <영 업저버="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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