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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간산…중공10일|미 TV기자 「탁구외교」수행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죽의 장막이 걷히기 시작한 후 극소수의 서방 언론인들이 중공방문의 기회를 얻었다. 미 「NBC」TV 및 「라디오」방송국의 TV 「프로듀서」인 「재크·레이놀즈」씨는 10일 동안의 중공방문 후 중국 『대륙현황』지에 방문기를 기고했다. 그가 말하는 죽의 장막 속을 잠깐 들여다보면-.<재크·레이놀즈 기>
중국사람들은 「카메라」「인터뷰」를 꺼리는 것이 흥미 있었다. TV 「카메라」가 생소한 것이기도 했겠지만 「거리의 시민」으로서 허심탄회의 「인터뷰」에 응한다는 것은 그들이 일찍이 체험하지 못한 사건이었다. 그들에게 우리가 의심스러운 사람이 아님을 설득한 다음부터 그들은 대부분이 묻는 말에 대답을 해 주었다. 질문내용을 미리 그들에게 밝혀 두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상해의 그전 중·소 우호관계자리에서 열리고있는 상해공업전시회에 가 보았다. 거기에 전시된 생산품은 전부 상해 시 일원의 공장에서 나온 것으로 인상적이었다. 인쇄기·복잡한 공작기계·방적기계·대형 「덤프·트럭」·장난감·악기 ·의료기구 등이 눈에 띄었다.
다음 우리는 상해 근교의 인민공사를 안내 받았다. 「브리핑」을 듣고는 논두렁을 따라 나가 시범주택·진료소·기계공장을 둘러보았다. 상해근교의 풍경에는 22년 전인 「콘크리트 ' 토치카」잔해가 치열했던 국부 군과의 내란을 상기시켜 주었다. 「토치카」는 셀 수 없이 많았는데 아직 제거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혁명위 위원 한 사람과 기자신분으로 격론을 벌였지만 그것을 녹음할까하다가 그만두었다. 반출이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내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그의 반응이었다.
『당신은 미국의 대통령가운데 누가 마지막으로 중국과 우호적일 수 있던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오?』
그는 장시간 생각하던 끝에 『「링컨」대통령이지요』하고 대답했다.
광동으로 되짚어 나오는 비행기상에서 우리는 우리가 요청하기만 한다면 탁구 「팀」이 떠나간 다음에도 머물러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역 박람회에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것은 미국과 소련제품이었다. 3만 「피트」가지고 간 「필름」에서 3천 「피트」가 남았을 때 우리 취재여행의 마지막을 알리는 무역박람회를 닫는 「벨」이 울렸다.
이튿날 우리는 10일 이상을 중공에서 지낸 듯한 느낌으로 국경을 넘었다. 우리를 안내한 그들도 그랬을 것 같다. 국경을 넘을 때 귀빈대접을 받은 우리의 소지품을 그들은 보자고도 안 했다.
우리는 미국 「팀」의 중공방문에 관한 모든 취재를 허용 받았다. 예정보다 3일 더 머무르면서 그러나 좌절감·실망도 없지 않았다. 한 마디로 탁구 「팀」의 친선방문을 매개체로 현대의 중공을 주마간산 격으로 촬영한다는 것은 「콜로시움」에 10일간 구경 나갔다 들어와서 「로마」제국에 관한 「기본」(로마제국쇠망사의 저자)같은 책을 쓰겠다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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