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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 이승만 박사 유묵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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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초대 대통령 우남 이승만 박사 유묵전이 오는 27일부터 8월8일까지 신세계 백화점 화랑에서 열린다.65년 「하와이」에서 향년 90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할 때까지 붓과 벼루를 놓지 않았던 이 박사는 서도를 전업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초재 이시영, 백범 김구선생과 더불어 현대 한국의 명필로 손꼽힌다.
만년의 「하와이」망명시절엔 고국의 친지들에게 붓과 벼루를 부탁하여 집념에 가까운 서도에의 열의를 보였다. 일제시대 옥중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2백80여수의 애국시도 붓글씨로 썼는데 이 원문을 이 박사는 해외망명생활에 고스란히 간직했다가 60년3월16일 그의 생일에 『체역집』이란 2권의 책으로 발행하기도 했다.
『체역집』이란 제자는 그가 「하와이」에서 쓴 마지막 절필로 우남서도의 완숙한 경지를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원고를 쓴 20대의 글씨에서 벌써 그는 서도의 일가를 이루었다고 서예가들은 말하고있다.
경무대(현 청와대) 에는 전용의 서실을 마련하고 하루종일 먹(한)을 가는 당번이 있었다.6·25동란 중 임시수도 부산에서는 순시중의 시골풍경을 전쟁과 비유하여 고흥시가 떠오를 때는 화선지가 준비되지 않아 창호지에 글씨를 쓰기도 했다. 대통령 재직 시 바쁜 일과 중에서도 하루 2∼3시간은 붓을 잡고 글씨를 썼다고 당시의 비서관들은 말한다.
외국원수나 장성들에게 그는 곧잘 글씨를 선사했다.
장 총통, 「밴플리트」장군·「콜드」장군·「렘니처」장군 등. 그들은 또 이박사의 글씨를 가장 값진 기념품으로 생각했다. 동난 중에는 한국의 장군들에게 그들의 영고를 치하하는 글과 글씨를 썼으며 의사 손창환 박사에게는 「애신선제창생」을, 제일모직의 발전을 축하하면서 「의피창생」을 쓰기도 했다.
한시에 조예가 깊었던 이 박사는 재임시 손수 한시들을 골라 『중한시사』를 내기도 했으며 백모천의 시풍에 가까운 부드러운 즉흥시를 짓고 관저로 돌아와서는 곧잘 붓을 잡곤 했다.
안혈경의 필좌위첩과 동기창의 글씨를 좋아한 이 박사는 추사, 우봉 이후 「속」을 벗어나지 못했던 한국 서도계에서 「군」의 경지에 이른 대가의 일인으로 꼽히고 있다.
역대의 명필로 볼수는 없지만 아의 경지에서 품격 높은 일가를 이룬 서도의 대가라는 것이 서도계의 중평이다.
서울 안국동 「로터리」에 세워진 민충정공 동상의 글씨 「계정민충정영환지상」은 당대의 명필이란 극독을 받고있다. 그러나 아깝게도 그가 집무실에서 파지를 일일이 펴서했던 낙서형식의 글씨나 수많은 휘호가 거의 유실되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50여 점의 유묵이 출품될 예정인데 애호가들은 벌써부터 기대에 차있다. 이번 전시회의 출품자명단은 다음과 같다.(괄호 안은 작품 수)
▲방일형(1) ▲손창환(1) ▲정긍모(2) ▲장형수(2) ▲김은호(1) ▲최헌길(2)▲이재학(1) ▲정기섭(1) ▲제헌 동지회(1) ▲이재능(2) ▲이장근(1) ▲제일모직(1) ▲오재경(1) ▲곽영주씨 댁(1) ▲이활(1) ▲이황(1) ▲손도심(1) ▲장기봉(1) ▲박형숙(l) ▲이형근(1) ▲이용찬(1) ▲이승근(1) ▲익명(11)씨 등 이밖에도 유묵을 소장한 분은 신세계백화점 판매 촉진부(전화(23)2181(22)7942)로 연락을 바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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