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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찬 감격-49일만에 밟은 조국 땅-동성호 선원 14영 어제 귀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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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소련경비정에 피납, 45일간의 억류생활 끝에 석방된 제55동성호 (92t, 선장 문종하·42)선원 14명이 피납된 지 49일 만인 18일 하오2시20분 대한항공소속 DC-9 여객기 편으로 부산수영공항에 도착, 그리던 고국의 품에 안겼다. 갑판원 문종시씨(38)를 선두로 부산항출항 59일만에 비행기 트랩을 내려온 이들 어부들은 램프 안팎을 메운 가족·친지들과 보도진을 향해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선장도 어서 풀리게 협조를">
이들은 한결같이 『조국 땅을 다시 밟으니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읍니다.
동성호석 방을 위해 애써준 정부와 국민들의 성원에 뜨거운 감사를 보냅니다』고 말하고 『우리들과 함께 돌아오지 못하고 계속 소련에 억류되고 있는 선장 문종하씨가 하루속히 돌아올 수 있게 정부의 계속적인 노력을 바랍니다』고 감격적인 순간에도 선장 문씨를 잊지 않았다.

<검역마치고 버스에>
58명의 승객 중 맨 마지막으로 비행기 안에서 검역과 세관원의 검사,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에 의한 입국수속을 끝낸 이들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부산 관5-25호 버스에 타고 이날 하오 3시쯤 공항을 빠져나갔는데 공항 앞길을 메운 그들의 가족·친지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재회의 감격을 나누었다.

<선장부인을 위로>
이날 수영공항은 램프출입을 엄격히 통제해 마중 나온 환영객들은 철책 밖에서 이들의 도착을 지켜봤는데 환영객 중에는 돌아오지 못한 선장 문씨의 부인 김옥자 여인(38)도 아들 태수군(11)과 함께 나와 『남편은 비록 돌아오지 못했으나 다른 선원 14명이 모두 무사히 돌아와 줘서 기쁘다』고 말해 많은 사람들의 위로를 받기도 했다.
또 기관장 김방득씨(52)의 부인 맹자심씨(47)는 전남 고흥군 나로도에서 남편이 피납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줄곧 몸저 누워 있다가 이날 남편을 맞이하기 위해 수영공항까지 달려와 남편의 얼굴을 먼발치서 보고 『이젠 살았다』고 감격했으며 갑판장 안안흥씨(39)의 부인 고갑순씨(36)도 전남 여수에서 달려와 감격의 순간을 같이 했었다.

<동성호 사장도 출영>
이날 동성호소속 회사인 동성수산회사 사장 이일호씨 등 직원15명도 공항에 나와 이들의 귀환을 환영했다. 선원들은 모두 머리를 말끔히 깎고 건강한 모습들이었는데 작업 중에 입었던 작업복은 KAL회사에서 준 여행 백에 넣고 일본에서 새 옷으로 갈아입어 모두 단정한 모습들이었다.
이들은 관계기관에서 약2일간 간단한 조사를 받고 각자의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귀환선원명단>
▲김방득 (52·기관장) ▲장영순 (36·통신사) ▲안안흥 (39·갑판장) ▲신기욱 (22·조기장) ▲백흥선 (26·조기수) ▲김길보 (45·갑판원) ▲김용택 (34·갑판원) ▲장일남 (30·갑판원) ▲송승엽 (30·갑판원) ▲한세원 (38·갑판원) ▲문종희 (22·조기수) ▲문종시 (38·갑판원) ▲강춘기 (22·갑판원) ▲박용문 (23·조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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