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미행 카빈 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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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4일 하오3시50분쯤 서울 성북구 석관동 338의 323 강철환씨 (43·공무원)집 앞길에서 개머리판 없는 「카빈」을 가진 30세 가량의 괴한이 은행에서 돈을 찾아 집으로 돌아오던 강씨의 처 송증여씨(40)를 총대로 때리고 돈을 뺏으려다가 송씨의 반항으로 실패하자 공포 한발을 쏘고 달아났다.
이 사건은 부산권총살인범 박원식의 잠입에 대비하던 대낮에 서울에서 일어나 비상망을 무색케 했다.
송씨는 이날 하오3시30분쯤 3남 병삼군(12·장위 국민학교 6학년) 과 함께 집에서 1·5km쯤 떨어진 국민은행 장위지점에서 예금한 돈 7만8백80원을 찾았다. 송씨가 돈을 종이에 싸들고 집으로 들어와 벨을 누르는 순간 뒤따르던 범인이 갑자기 뒤에서 달려들어 돈을 뺏으려 하자 송씨는 돈을 가슴에 끌어안고 쓰러졌다. 이때 범인은 공포 1발을 쏘고 총대로 머리와 등을 때리면서 『돈 내놓아라』고 위협, 송씨가 10m쯤 떨어진 제일세탁소로 도망치자 다시 세탁소 안까지 쫓아 들어와 총대로 송씨의 머리를 때리고 행인들이 몰려들자 세탁소 옆문으로 빠져 골목으로 달아났다.
이때 인근에 사는 방범대원 권석주씨(25)는 『강도 잡아라』는 행인들의 고함소리를 듣고 뛰어나와 범인을 뒤쫓았으나 범인은 현장에서 6백m쯤 떨어진 이문동 삼성교통 버스 종점에서 발차중인 서울 영5-1129호 일반 버스 (운전사 김상철·28)를 타고 달아났다.
차장 홍영표양(20)에 따르면 버스가 막 출발하려는 순간 범인인 듯한 청년이 황급히 뛰어와 버스 문을 두드려 태웠으나 이 청년은 청량리 로터리에서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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