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제 원시미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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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클·에플러」라는 청년 「헤어·디자이너」는 머리를 불로 지지는 새로운 머리손질법을 고안해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의 손질법은 머리카락을 가느다랗게 꼬아 가느다란 촛불로 이쪽저쪽을 그슬리는 것. 이렇게 하면 머릿결이 부드러워질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머리를 태울 염려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별다른 기술은 필요 없고 머리를 최대한 「타이트」하게 꼬아 촛불을 한곳에 고정시키기만 하면 된다는게 「에플러」의 얘기.
새로운 머리손질법이라고는 하지만 이 머리손질법은 옛노인들의 관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라고 한다. 예부터 미국노인들은 머리카락의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머리를 꼬아 불로 그스르는 방법을 택했었다. 지금도 미국농촌에서는 이러한 머리보호법이 꽤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이 일종의 미신이기는 하지만 머리카락의 노화방지에 큰 도움이 되었던 듯. 이런 식의 머리손질은 뒤처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 제멋대로 헝클어짐으로써 흉한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으나 「에플러」가 고심의 연구 끝에 새로운 미용법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말하자면 고래미용법의 개량종인 셈.
「에플러」는 이 미용술을 「신진」(머리 그스르기)이라 이름 붙이고 대대적인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그가 소속되어 있는 「메이·컴퍼니」의 부설 「뷰티·살롱」들을 통해 보급시키고 있는데 머리한번 그슬리는데 값은 15「달러」. 우리 나라 돈으로 따지면 약 6천원인 셈인데 다소 비싼 편.
『어떤 손님이든지 머리카락에다 촛불을 갖다대면 처음엔 질겁을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예기치 않았던 아름다움이 생겨남으로 해서 그 질겁은 곧 즐거움으로 바뀌게 된다』고 「에플러」는 자랑. 단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이 미용술을 스스로 시술하는 것이라고. 촛불 든 손이 평형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잘못하면 머리카락을 홀랑 태울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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