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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은닉 서류 수십 박스 압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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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효성 소유의 냉동창고를 압수수색했다고 27일 밝혔다. 특수2부 소속 검사 1명과 수사관 여러 명은 지난 18일 이 창고에 들어가 수십 박스 분량의 압수물을 추가로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냉동창고 건물 안에 숨겨져 있던 서류를 상당량 가져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은 그룹 산하 7개 사업부문을 일종의 계열사 개념인 ‘PG(Project Group)’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은닉 서류가 발견된 냉동창고는 무역PG 소속이다. 1만5900여㎡(4835평) 크기의 이 냉동창고는 1994년 설립 이래 농·수·축산물을 저장하는 용도로 쓰였다. 검찰은 압수수색 당일 소·돼지고기 등 축산물이 있어야 할 창고 한쪽에 있던 서류박스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스 안에서는 회계보고서 등 본사와 계열사의 자금 흐름을 드러내는 종이문서 자료가 대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11일 서울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와 성북동 조석래 회장 자택 등 10여 곳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확보해 온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에서는 최근 새 것으로 교체됐거나 전문 장비로 내용을 없앤 흔적이 발견됐다. 검찰은 사전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고 책임자인 전산팀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하지만 그는 “하드디스크는 국세청에서 이미 복사해 갔고 업무상 필요에 따라 교체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전산자료 파괴에 이어 종이문서들까지 제3의 장소에 숨겨둔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경영진 선에서 자료 은닉을 지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증거인멸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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