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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채비…의원동정과 원내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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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8대 국회가 오는 26일 개원된다. 국회사무처는 6월 말에 개원준비를 모두 끝냈다.
오는 26일 상오 10시 개원식이 거행될 본회의장은 7대 때보다 29개의 의석을 늘려 말끔히 단장했다. 7대 때의 붉은 「카피트」를 초록색으로 바꾸었고, 의석의 책상과 의자도 모두 광채 없는 「티크」로 새로 짰다.
의석배열은 의장석을 향해 부채형으로 두 사람씩 앉게 했으며 왼편에 공화당, 오른편에 신민당으로 나누었다. 의원들의 명패는 상임위배정 전까지 정당별로 지역구와 전국구의 순으로 앞줄서부터 뒤로 배열, 전국구의원들은 여야 모두 뒷줄에 앉도록 했다.
장시간의 회의에 대비, 본회의장 환기장치의 용량을 늘렸고 「마이크」도 소리가 건물에 울리지 않도록 새로 배치했다. 화장실 등 부대시설의 수리비까지 합쳐 7백여만원이 개원을 앞둔 의사당 단장에 쓰였다는 것.
세운상가의 의원사무실도 29개를 더 빌어 방번호에 따른 전화가설 등을 모두 해놓았다.
의원들은 대부분 당선인사, 선거 빚 청산 등 선거뒤처리를 끝내고 의원생활 준비에 바쁘다. 특히 지방출신의 초선의원들은 집이나 승용차를 마련하느라고 부산하다. 집은 3백만원 전후의 전세를 구하는 이들이 많고(대부분이 신민당의 초선회원들)자동차는 생산되는게 모자라 당장 사기가 어려운 형편-. 그래서 하루에 5∼6천원씩 세를 내어 타고 다니는 의원들이 50여명이나 된다.
한편 공화당의 몇몇 의원들은 「성실한 의원생활」을 목표로 희망하는 상임위의 소관업무파악을 위해 정부의 관계장관이나 실무자를 찾아가 「브리핑」을 듣는가 하면 벌써부터 새해 예산심의 때의 대정부질문을 준비하는 의원도 있다.
여야가 모두 초선 의원들이 많은 탓인지 당내의 친목모임도 빈번하다. 특히 초선의 소장 「그룹」의 친목활동이 눈에 띈다.
공화당의 경우 신동관 장덕진 홍병철 박명근 박숙현 한병기 최재구씨 등 주로 청와대출신의원들이 자주 모여 이름이 안 붙은 친목단체활동을 하고 있다. 또 강성원 문창탁 김성두 신광순씨 등 사무국출신 의원들도 친목회를 가졌고 각 시·도별로는 담당당무위원이 중심이 되어 정례모임을 갖는다. 공화당 안에서 유일하게 친목「서클」의 이름을 붙인 「3·5회」(회장 김유택)는 매달 5일·20일 두 차례씩 학계·언론계 등 사회각계의 인사를 초빙, 중요 당면문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있는데 15명의 회원 중 6명이 낙선, 새회원을 모집중이라고-.
신민당은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경쟁이 치열해서 의원들간의 친목활동은 찾기 어렵다.
지난달 말에 오홍석 강근호 박일 신상우 최형우 김한수씨 등 16명의 초선의 소장의원들이 친목을 위해 자리를 같이했는데 이 모임을 주선했다고 자처하는 사람이 7, 8명 나타나 어느 계보에 이용되는 듯한 인상을 주어 친목「그룹」으로 발전되지 못하고 유산되고 말았다는 것-.
의원들은 전당대회 준비 때문에 거의 계보중심으로 어울려 활동한다.
이 가운데도 40대 세 사람의 한국문제연구소(김영삼) 한국정책연구회(이철승) 한국내외문제연구소(김대중)와 양일동씨의 신조회, 김재광씨의 국가진단연구소, 정해영씨의 신민구락부 등이 손꼽을 만한 단체들이다.
야당의 의석이 늘어난 균형국회라는 것 때문에 여야의원간의 접촉도 잦다. 공화당은 당명으로 야당의원들과의 교환을 벌이게 해서 인지도별모임·동창모임·계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편.
경남출신 여야 의원은 공화·신민 양당에서 각각 간사를 대놓고 지사를 서울로 불러 올려 도정현황을 함께 보고 받기도 하며 거의 모임이 없던 평북출신의원까지도 공화당에서 길재호 황종률 김숙현 문창탁 의원과 신민당에서 김홍일 김준섭 의원 등이 회동하여 8대 국회에서의 상호협력을 다짐했다.
동창끼리의 모임은 더욱 다채로와서 서울대의 경우는 김종필 총리 김영삼 의원 등 약 50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고대·연대·중앙대를 비롯한 사립대학은 물론 중·고교동창회까지도 친목회·환영회 등을 벌이고 있는데 경남고는 신민당의 김영삼, 공화당의 오준석 최재구 의원 등 세 동기동창생들이 함께 모여 모교의 명예를 걸고 민주적인 의회운영에 협조할 것을 다짐했다고-.
이밖에 50명을 넘는 여야 군출신의원의 모임, 법조계 언론계 등 직능별 친목활동도 활발하다.
국회가 개원되면 「원」이 구성되고 이에 따라 국회정·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을 뽑고 상임위 배정도 해야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감투에서 상임위 배정문제까지를 놓고 여야의원들의 감투운동도 대단하다.
공화당은 국회정·부의장에 백두진 장경순 의원이 내정되어 있어 주로 상임위원장 경쟁이 심한 편이며 신민당은 국회부의장·원내총무 및 부총무 등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신민당에는 「4부의장」「8총무」란 말이 있는데 이는 부의장후보로는 정일형 정성태 홍익표 서범석 의원. 원내총무에는 정해영 박병배 김재광 윤길중 김형일 이중재 김은하 박한상 의원 등이 물망에 올라있는 것을 가리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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