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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부딪친「가로수 정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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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시내의 가로수「플라타너스」를 은행나무 또는 벚꽃나무, 그리고 수양버들로 바꾸기 위한 서울시의 가로수 정비계획은 1차 년도인 올해 당초 목표의 47%밖에 달성하지 못해 75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되어있는 이 사업은 앞으로 사업내용을 대폭 변경하지 않을 수 없게되었다. 28일 서울시에 의하면 지난 20일로 모두 끝낸 올해 가로수 정비는 당초의 계획 식수 5천 9백 4그루 중 절반도 안 되는 47% 2천 8백 24그루 밖에 심지 못했다.
서울시는 금년부터 75년까지 5년 동안 시내 주요 95개 노선에 가로수를 모두 은행나무와 벚나무 또는 수양버들 4만 5천 8백 75그루로 바꾸도록 하고 첫 번째 사업연도인 올해에는 16개 노선에 은행나무 3천 2백 16, 수양버들 2천 6백, 벚나무 88그루 등 모두 5천 9백 4그루를 심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는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서울역∼효자동간 3백 20그루, 신촌∼서소문∼태평로 간 4백 38, 남산주변 3백, 시청 앞∼을지로 2가와 화신 앞∼종로2가, 장충단∼광희 육교 등에 2백 84그루(시민 헌수)를 은행나무로 심었고 강변 1·2·3로에 수양버들 1천 4백 80그루 밖에 심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초의 가로수 정비계획이 이같이 부진한 것은 예산이 2천만 원밖에 배정되지 않은 때문이라고 시 관계자는 선명했다.
가로수에 적합한 은행나무는 적어도 10년 생 이상이어야 한다. 10년 생 은행나무는 한 그루에 1만 5천 3백 원. 당초 계획대로 식재하려면 적어도 5천만 원은 있어야한다. 이에 비해 올해 2천만 원 예산으로는 오히려 많은 수의 나무를 심었다는 풀이이다.
그러나 예산도 확보하지 못하는 가로수 정비계획을 세워놓고 예산핑계를 하는 원인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대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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