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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의 손길 끊어진「펜·클럽」작가 기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유능하면서도 경제적인 형편 때문에 창작활동을 못하고 있는 문인들에게 일정기간 동안 생계비의 일부를 지급, 새 작품을 발표토록 해온「펜·클럽」이 작가기금이 기금보조가 끊어져 고작 10권을 내고 중단되게 되었다.
65년 3월 「아시아」재단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소설 1편에 15만원, 시 1인당 5만원씩 지급해온 이 제도는 「아시아」재단이 68년 9월 4차분 지급을 끝내고 동 재단 측 사정으로 손을 떼게되자 전악원씨(「올림포스」재단)가 후원을 자청, 69년 3월(5차 분) 70년 3월(6차 분) 두 차례에 걸쳐 50만원씩 보조했으나 그 이후엔 「펜·클럽」과 전씨 개인의 사정으로 끊어졌다. 「펜·클럽」은 전씨의 뒤를 이을 독지가를 끊임없이 물색했으나 여의치 않아 이제 「펜·클럽」작가기금은 유명무실하게 된 것이다.
이제까지 「펜· 클럽」이 작가기금에 의해 빛을 보게된 작품은 65년 3월 1차 분의 김의정 작『목소리』, 이근삼 작『제18공화국』, 전광용 작『창과 벽』, 그리고 작년 3월 2차 분의 오유권 작『황토의 아침』, 강신재 작『오늘과 내일』, 신동엽·홍윤숙·김종문의『장시·시극·서사시』 등 6권과 최근에 나온 최인열 작『서유기』(3차 분), 이호철 작『4월과 빙원』, 박용숙 작『순례자』(이상 4차 분), 정을병 작『도피여행』(5차 분)을 합쳐 모두 10권. 만 6년 동안 35명의 문인이 이 기금의 혜택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실적은 꽤 부진한 편이다.
당초 「펜·클럽」 작가기금위원회는 작품출판에 따라 작가가 받는 인세 중 20%를 기금에 귀속시킨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이처럼 발행실적이 부진하여 그나마도 있으나마나한 정도라는 것. 작가기금규정은 지급 받은 작가가 6개월 이내에 작품을 내놓도록 하고 있으나 내놓지 않은 경우에 대한 제재조치는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 문제도 기금의 존폐여부와 함께 논란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펜·클럽」작가기금에 의해 쓰여진 10권의 책은 을유문화사에서 현대한국신작전집으로 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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