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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이어 도로교통망도 차질 … 동탄2신도시 28만명 발 묶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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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를 서울 등 수도권 핵심지역과 연결하는 교통망 건설이 불투명해지거나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엔 나라 사정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비 부담액을 대폭 깎겠다고 하는 바람에 동탄과 서울 삼성동을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불투명해진 마당에 다른 핵심 교통망 사업마저 삐걱거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입주하는 11만5000여 가구 약 28만6000명의 동탄2신도시 주민이 불편을 겪게 됐다.

 24일 LH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동탄2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변경안’에 따르면, 신도시의 중심부를 지나도록 설계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오산~이천 구간 준공이 2021년으로 늦춰졌다. 애초 2015년 신도시 입주에 맞추려다 6년이 미뤄진 것이다. 이유는 정부가 이 구간을 건설할 민자사업자를 확정하지 못해서다.

 신도시 동쪽에 만들려던 제2경부고속도로는 아예 사업이 불투명해졌다. 정부가 2009년 ‘동탄2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내놓으며 “건설이 확정됐다”고 했지만 사업성이 떨어져 민자 유치가 불발됐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와 이어져 동탄2신도시를 서울 강동지역과 연결할 예정이었다.

 인접한 경기도 용인시를 차로 5분 만에 연결해 줄 국지도 82호선을 왕복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늘리려던 계획 또한 무산됐다. 국가가 돈을 들여 세울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는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당초 경기도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계획에 반영됐던 것인데 최종 조사에서 뒤집혔다. 이에 대해 동탄2신도시 입주 예정자들은 “새 정부가 복지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줄이면서 벌어진 일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도심 도로를 달리는 전차 ‘트램’이나 모노레일 같은 신교통수단 2개 노선 또한 같은 운명이 됐다. 당초에는 신교통수단으로 광교~동탄~오산(동탄1호선)과 병점~동탄을 연결하려는 계획이었다. 신교통수단이 좌초된 데는 운행과 관련한 법규정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정부가 추진하던 동탄2신도시 교통망은 이렇게 줄줄이 좌초됐다.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LH가 담당하는 국지도 84호선과 지방도 23호선 등이다. LH는 또 600억원을 들여 동탄2신도시로 들어오는 기흥 인터체인지에 새 진출입로를 내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동탄2신도시의 교통망이 당초 계획보다 크게 축소되는 것에 대해 입주예정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GTX와 관련해서는 24일 입주예정자 총연합회가 LH동탄사업소를 방문해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최근 기획재정부와 국토부·LH를 감사해 달라고 감사원에 청구까지 한 상태다. 연합회 송진혁 특위위원장은 “동탄2신도시 교통망과 관련해 사업 책임자들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배임’을 저지르지 않았는지 따진 뒤 검찰에 고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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