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끝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동안 북석대던 양대 선거가 모두 끝났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선거를 치르는 일보다도 선거 뒤에 닥쳐올 일에 관심이 더 커진다.
우선 바라고 싶은 것은 국민의 손에 뽑혀진 선량들이 과연 얼마큼 우리 국민을 위하여 힘껏 일해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기대다.
선거를 치르고 나면 으례 있는 물가상승, 기름 값을 비롯해고 쇠고기, 그 밖의 생활필수품값은 벌써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선거동안 그만큼 많은 돈이 소비됐다는 증거이다.
돈을 쓰지 않고서는 선거를 할 수 없을까? 한잔의 술이라도 얻어먹지 않고는 올바른 일꾼을 골라낼 수 없을까? 선거하면 으례 금력의 횡포가 따르고 그 뒤에 유권자는 금력의 마력에 유혹되기도 한다. 돈과 양심과 기본권리는 마땅히 분리되어야만 한다.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들이 그런 모습을 약간 보이기는 했지만 안으로는 그런 식의 정치나 선거는 안된다는 것을 뼈에 새겨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제의 여당이 오늘은 야당이 되고 아침까지도 야당이던 사람이 저녁에 다시 이탈하고 인심은 조석불변이라지만 하나의 양심으로서는 지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선거는 어디까지나 어느 한 개인의 당선을 목적으로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모두를 잘 살게하는 국민의 대변자요 일꾼이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하여 모두가 걱정했던 지역감점의 해소는 보여주었으나 아직도 일부에 잠재되어있는 지역감정의 정치풍토가 숨어있다는 것은 너무나 서글픈 일이다.
입후보자들이야 우선 당선만이 전부겠지만 그렇게 열을 올린 애국정신을 가졌다면, 반드시 국회의원이 되어 정치에 참여해야만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고 내 고장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정치인이 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그 지방을 발전시킬 수도 있고 그 지방민을 위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애국은 정치인이, 내 고장의 발전은 국회의원이 되어서…. 하는 식의 사고방식부터 고쳐져야 할 것 같다.<박덕내(경기도 화성군 길상면 온수리522)>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