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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해외공보처장 프랭크·세익스피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해외공보처장인 프랭크·셰익스피어씨(46)가 7일 내한했다. 컬럼비아방송회사(CBS)부사장을 역임하고 68년 미국대통령선거 땐 닉슨 후보의 TV부문 선거참모로 활동했던 셰익스피어씨는 미국 방송계의 베테랑이자 닉슨 행정부의 대외홍보활동을 책임 맡은 요인이다.
그는 본사 기자와의 회견에서 다음과 같은 일문일답을 교환했다.
-우선 방한목적에 대해서.
『5월17일부터 28일까지 열린 태평양지역 미국공관장회의에 참석, 월남화 계획과 대 중공정책, 일본의 세력신장 등 아시아정세의 변모를 토의한 끝에 한국의 사정을 돌아보러 왔다.』
-미·중공의 접근추세가 한반도엔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가?
『어떤 변화든 그건 한국사람들 자신의 의사에 달렸다. 물론 북괴의 재침이 없으리란 보장은 없기 때문에 내가 한국인이라도 이빨까지 무장하고 싶어할 것이다. 어떤 경우가 닥치든 자유인이 강하게 나가기만 하면 된다.』(이 말은 곧 닉슨 대통령의 힘의 우위에 기초한 외교를 반영하는 것같이 들린다.)
-해빙시대에 들어간다면 냉전시대의 영향을 다소 받았던 USIS나 미국의 소리방송(VOA)의 활동내용에도 무슨 변화가 있을 것인지?
『순수 보도면에선 여전히 미국정부의 시책과 평화에의 노력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그칠 뿐이다.
그러나 논평부문에 있어선 만약 공산주의자들이 계속 미국을 헐뜯고 비방하는 투로 나온다면 어떻게 가만히 듣고만 있겠는가?』
-닉슨 대통령의 선거참모를 역임했다는데 최근 애그뉴 부통령이 다소 뒷전으로 몰리는 경향으로 보아 차기엔 누가 러닝·메이트로 될 것 같은가?
『나는 지금 공직을 맡았기 때문에, 또 선거운동에 관여하게 될는지는 아직 모른다. 여하간 칼럼니스트들의 추측기사엔 귀를 기울이지 말기 바란다.』(만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투다. 그리곤 케네디가 존슨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을 때 세상이 깜짝 놀랐던 일을 예로 든다.)
-TV 등 전자미디어시대엔 신문이 맥을 못 춘다고 하는데.
『로스앤젤레스에도 전엔 대신문이 여러 개 있던 것이 요샌 두어 개뿐이다. 그만큼 TV의 호소력이 강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신문은 독자의 영역을 계속학보, 활자 미디어의 독자적 기능을 확대시켜야한다.』
-태평양지역공관장회의에선 아시아에 대해 무슨 결론이라도 지었는가?
『결론보다는 기왕의 사태를 되돌아 본 거니까….』(셰익스피어씨가 얼버무리는 말꼬리엔 해빙시대의 미국의 입이 당면한 착잡한 뉘앙스가 담겨있는 듯하다.)<유근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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