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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의 극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경제계는 양차 선거의 후유증을 수습하면서 하반기로 예정된 제반개혁을 정서 함으로써 정부가 3차 계획집행과 관련된 장기적 정책기반을 어떻게 조율 할 것인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대한상의·전경련 등 주요 경제단체는 최근 잇달아 불황타개책을 논의하고, 총선 뒤 경제면에 있어서의 후유증을 여야가 합심하여 초당적으로 수습해 줄 것을 요망하는 한편, 선거 후에 제기된 당면문제를 경제안정이라는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조정해 줄 것을 강력히 요망하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경제계의 동향은 ①선거 후에 표면화할 수요「인플레」, 불건전한 소비풍조와 환율 및 물가 등의 현실화 압력에 대처할 업계의 결속을 다짐하고 ②금리와 세제정책, 그리고 좀더 기본적 문제로서는 재정·금융·산업정책 등 개발연관시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요망을 구체화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이것은 당국에 의해 우선 당면 대책으로서 취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통화환수조치와 단계적인 환율 및 물가 현실화 조치 등에 이어, 계속해서 금리 및 세제 등의 기정개혁안을 수정할 가능성이 확대,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어느 정도의 긴축시책과 물가상승이 불가피해짐으로써 「인플레」와 경기침체가 공존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현상이 심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고 하겠다.
물론 현 단계의 경제동향이 그 「패턴」과 동인에 있어 과연 서구식인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규정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일부 이론이 나와 있으며, 제조업의 27.8%가 주도, 15.9%를 「마크」한 1·4분기중의 높은 GNP성장이 그러한 논거로서 제시되고 있다. 이를테면 지금 업계가 직면하고있는 불황은 한정된, 그리고 기업자체의 잘못된 사업계획 등의 내부적 경영부실화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기형적으로 억제, 누적된 「코스트·푸쉬」요인에다 더하여 생산 「템포」가속화 과정에 있던 「시멘트」·설탕·자동차·합판·봉강 등 주요 제조업 제품의 출하 증가율이 둔화하는 한편, 재고가 증가하는 현재의 상황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규정지을 수도 있다고 하겠다.
다만 한가지 명백한 것은 많은 부분의 기업들이 판매부진과 「마진」축소 등의 요인으로 해서 심각한 곤경에 직면해 있으며 따라서 이들 기업의 경기를 회복시키는 조치가 시급하다는 사실이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선행돼야 할 것은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에 의한 자체개혁의 견실한 시도라 하겠으나 과도한 긴축이, 되살아남으로써 유발될 부작용에 대해서도 면밀한 배려가 있어야하겠다.
다만 이런 중에도 다행스런 것은 4월중의 유동성팽창이 엄청난 액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누계로 보면 앞으로 연말까지 비교적 충분한 한도여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며, 그럼으로써 유동성의 단기적 과잉 팽창에 따른 대책과 적정한 규모의 재정긴축 및 저축유인 시책이 병행된다면 남 재무의 이른바 「제한적인 통화정책」에 우리는 어느 정도의 기대를 걸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운영의 외연적 바탕이 되는 금리·세제와 산업정책, 나아가서는 건전치 못한 기업풍토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는 단안만은 꼭 이번 기회에 내려져야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고금리·고세율에 막대한 간접비 지출부담까지 져야 하는 기업환경에서 경영의 효율성을 기대한다는 것이 지난하다는 것은 우리가 한결같이 인정하는 바라 하겠다. 그렇다면 당연히 지금은 그러한 경영저해「섹터」등을 과감히 시정, 정상화하는 한편에서 기업 또한 그 나름대로 기업운영 폭리의 사고방식과 지나치게 정부지원에 의존하는 폐습에서 탈피, 자력으로라도 현재의 난경을 극복하는 비장한 각오를 다져야 할 때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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