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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의 2중 부담|보약과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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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매사에 의욕이 없으며 또 밥맛이 없고 평상시뿐만 아니라 특히 양치질 때 메스꺼움을 느낀다고 해서 간장이 악화되었다고 단정해버릴 수는 없다. 그래서 갖가지 「비타민」제나 「호르몬」제를 과용하는 현상은 정상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간장은 최악의 수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간장 보호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을 찾아 간장 병에 대한 예방법을 알아보았다.
간장은 그 무게가 1천2백g이나 나가는 우리 몸에서 제일 큰 선장기로, 우리가 섭취하는 각종 영양물질의 대사가 일어나는「센터」이다.
매일 1천㏄의 담즙을 생산 분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음식물로서 섭취된 당분·단백질·지방 및 「비타민」등을 잘 조리하여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제공하는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간장의 역할은 대사 노폐물과 이물의 해독 및 불 활성화이다. 즉 쓰고 남은 쓰레기의 처리와 갖가지 유해물질의 처치가 간장의 중요한 역할인 것이다.
그러나 쓰레기가 넘친다든지, 유해물질이 계속적으로 축적되면 간장의 기능은 손상을 입는다. 그러므로 필요이상으로 보약을 먹는다든지 항생제를 남용하는 행위는 오히려 간장을 해친다.
『간장을 고달프게 만드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지적될 수 있다. 그러나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항생제의 남용이 빨리 경시되어야겠다는 점이다.』 민헌기 박사(서울대 의대내과교수)는 항생제의 남용이 미치는 피해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이에 대한 의약계나 당국의 미온적인 태도와 제약회사들의 무절제한 광고태도를 못마땅해했다.
간장의 기능을 약화시키거나 간염을 유발시키는 약품들에는 「테트라사이클린」·「클로램페니쿨」·「페니실린」·「파스」·「스트렙토마이신」의 항생제와 신경안정제로 일반에게 널리 쓰이는 「클로로프로마진」증이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약들을 계속적으로 복용할 때는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강간제로 시판되고 있는 약품들은 대부분이 수용성인「비타민B」복합체 이다. 물론 이들 비타민제는 병적인 상태에서는 필요한 것들이지만 건강 인이 괜히 간을 보호한다는 핑계로 비타민제를 과용한다면 간장은 지나친 부담으로 고생할게 뻔하다.
김철 박사(가톨릭 의대 생리학교수)는 『불필요한 약을 지나치게 복용함으로써 간장에 부담을 주면 간장도 피로하게 된다. 피로가 모든 질병의 앞잡이이듯이 간장이 피로하게 되면 간염·간경변증 등에 걸리기 쉽게 된다.』고 말하면서 걸핏하면 드링크류나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했다.
술은 역시 지나치면 간장을 해친다. 술의 주성분인 알콜은 간염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한 번 걸리면 그 치료가 어려운 간경변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항상 경고의 대상이 되고 잇다. 특히 술의 유혹성은 결코 적당한 선에서의 절제를 허용치 않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하루에 간장을 통과하는 총 혈액 량은 실로 2천ℓ(1백10말) 이상이나 되는데 과음하는 경우 간장은 더 많아진 혈류량을 처리하느라고 무리를 하게 되므로 질병에 걸리기 쉽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간장을 고달프게 만드는 것들에는 각종 약품·알콜·꼭 필요하지도 않은 과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이들 못지 않은 중요. 한 요인은 각종 스트레스로 노이로제이다.
이장규 박사(방사선의학연구소 소장)는 『피로·권태·메스꺼움 등이 있을 때 혹시 자기가 간장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것 자체가 병이다.
또 라디오나 신문의 광고를 보고 자신의 증세를 맞추어 간장병이라고 지레 짐작해 버리는 폐단 또한 병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사람들이 의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바로 병인 것 같다』라고 지적하고 이러한 간장병에 대한 「노이로제」를 고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균형과 조화를 잃지 않는 생활 속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가끔 건전한 「레크레이션」을 갖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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