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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미 극작가「올비」새 문제작 「종장」발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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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물국 이야기』 『누가「버지니어· 을프」를 두려워하랴?』 등으로 일약 세계적 극작가로 각광을 받았던「에드워드· 올비」가 최근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마틴· 베크」 극장에서 신작 『종장』올 발포, 『누가「버지니어· 울프」를 두려워하랴?』 이래 최대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올비」 가 『누가…』 이후의 작품에서 『누가…』 에서 얻은 것만큼의 긍정적인 비평을 얻지 못한 것은 그자신의 작품세계가 일관성을 이루지 않은데 기인하는지도 모른다. 이를테면『누가…』가 격렬하게 부부싸움을 벌이는 어느 가정을 신랄하게 묘사함으로써 격정적인 경향을 보였다면 그 후의 『조그만 「앨리스」 』같은 작품은 마치 풀수 없는 수수깨끼의 인상을 주었고 다시『동물원이야기』『미국의 꿈』 같은 단편극에서는 죄는 듯한 긴박감을 주었다.
최근에 들어 「올비」 의 지속적인 작품 활동에도 불구하고 「울비」 의 열렬한 「팬」들 까지 「을비」 의 작품세계에 대하여 꽤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올비」 의 힘은 어디로 갔나, 「버지니어·울프」에서 보여 준 그 정열은 어디로 갔나, 초기의 단막극들에서 보여 준 그 긴박감은?…따위의 아쉬움이 쏟아져 나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장』의 발표는 「울비」자신뿐 아니라 「올비」의 「팬」에게 꽤 중요한 의미를 가져다준다. 실상「올비」자신도 이 작품에 대해서 처음부터 여유 만만한 자신을 보였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비」 와 「올비」의 「팬」들의 기대와는 전혀 상반되게 평자들의 눈초리는 냉혹하기만 했다. 어느 환자의 즉음, 그리고 이 죽음이 그의 부인·자석·친구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주느냐 하는 문제등을 다룬 「올비」의 신작∵『종장』 에 대해 거의 모든 비평가들은 한결같이『실망했다』 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올비」는 어떤가.「올비」의 태도는 한마디로 『누가 비평하는 눅대를 두려워하랴?』로 표현된다. 『종장』 에 대해 혹평이 쏟아진지 며칠 후 「올비」는 「몬타우크」에 있는 그의 집에 가까운 친지들을 초대하여 연극에 관해, 그의 작품세계에 관해 그의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부분의 미국평론가들은 극작이「입센」에서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평가들을 꼬집고.『우리가 이 나라(미국) 에서 극 문화를 가지지 않고 있다는 건 진리다』 고 주목할만한 발언을 했다.
작품에 대한 비평이 비평가들에게서만 끝나지않을 진대 비평가들의 견해로서 작품을 평정할 수는 없겠지만 「올비」와 비평가들간의 아득한 거리는 앞으로 한동안 연극계의 화제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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