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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즈 칼럼

아이폰5S 컬러가 혁신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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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유성렬
후지제록스 프린터스
대표이사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5S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전작과 똑같은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소비자를 강력하게 끌어들이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다름 아닌 새로운 색상이다. 아이폰5S 골드는 판매 개시 10분 만에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미국 경매사이트에서 1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등 애플의 비즈니스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 기업들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수많은 기업이 기술 혁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가장 먼저 접하고 주목하는 것은 바로 컬러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비즈니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컬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컬러에는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없다. 컬러를 접하는 찰나의 순간에 이미 인간의 두뇌는 이에 대한 판단을 마친 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분석이 아닌 직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컬러의 힘이 하루아침에 길러질 수 없는 이유이다. 컬러를 통한 비즈니스 혁신에는 오랜 기간의 투자와 탄탄한 교육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미 선진국들은 컬러의 중요성을 일찍 깨우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디자인 강국인 프랑스 파리의 한복판에 있는 퐁피두 센터를 가보면 그 다양한 컬러의 활용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지금 봐도 파격적인 이러한 건축물을 1977년에 국가 주도로 건설한 그들의 문화적 역량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반면 우리나라의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의 옷차림부터 자동차·간판 등이 너무나 단조롭다는 인상을 받는다. 우리에게는 더 다양하고 또렷한 컬러를 접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과 이를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이 모두 필요하다. 컬러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해당 기술의 발전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산업으로의 파급력이 크다. 기술의 발전이 산업의 발전으로 직결되는 컬러의 선순환은 창조경제를 지향하는 우리에게 분명 큰 기회다.

유성렬 후지제록스 프린터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