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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바른 이해와 지도(7)가정에서의 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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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간의 필연적인 환경인 가정이 개인의 발달과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더욱이 미성숙의 상태에서 성숙의 단계로 밟아가고 있는 고교생들이 학교생활 이외의 대부분을 보내는 가정에서의 생활은 그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자아의 발견」이란 정신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 고교생들이 가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 중요성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다. 가정 생활의 기초가 되는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서 볼 때 우리 나라는 전통적인 가족 관계로 전근대적이며 봉건적인 부모들의 태도가 자녀들을 구속하여 왔다.
이러한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태도는 그들 자녀들에게 반항적인 기질을 형성해 주었으며 그들의 반항을 무조건 억압, 이들을 문제아로 만들기도 했다.
이에 비해 자녀들과 대화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는 부모를 가진 고교생들은 이해심이 많고 쓸데없는 반항심이 적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많은 학생들의 상담을 맡아 오면서 부모와 자녀간의「대화 부재」를 절실히 느꼈다』는 C 고교 상담교사는 부모들이 그릇된 고정 관념에서 탈피, 『이해하겠다』는 논리적 의지가 아닌 사랑으로 이루어진 대화를 통해 자녀를 이해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기와 타인, 또는 사회와의 대립을 강하게 의식하고 성인들의 간섭이나, 지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은 부모들의 지나친 구속이나 지시를 극도로 배격한다.
『우리들도 어느 정도는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무슨 일에나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질색입니다.』 K 고교 2년 Y군은 적어도 자기들 문제의 결정은 그들과 의논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C 여고의 한 조사에 의하면 학생들이 부모를 대하는 태도는 일반적으로 『존경심을 갖고 대한다』 『공손히 대한다』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보기 싫다』는 학생들도 있어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세심한 보살핌이 요구된다.
가정의 화목은 부모들의 원만한 생활로부터 이루어지며 이것은 사춘기의 고교생들의 정신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의 불화에 그들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한 남학생은 부모들 문제는 부모끼리 해결해 주도록 바란다.
충분한 의사 소통을 통한 이해와 더불어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경제관념을 넣어주고 저축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보살핌이 필요하다.
보통 고교생의 경우 한 달에 약 3천 원 정도의 용돈을 쓰고있다. 용돈은 교통비로 제일 많이 이며 그 다음이 책이나 학용품 구입에 쓰인다. 여학생의 경우 군것질에도 많이 쓰인다고 한 학생은 말한다. 용돈은 주 단위나 월 단위로 주는 경우와 그때그때 요구하는 대로 주는 경우가 있다.
Y 여고의 조사에 의하면 주 단위로 주는 것이 38%로 가장 많으며 매일 주는 경우도 21.1%나 되었다.
매일 용돈을 주고받는 부모와 자녀간에는 감정대립이 생기고 그 결과 자립성이 싹트는 고교생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된다. 따라서 날마다 주는 액수를 주일이나 한 달을 단위로 주고 용돈의 용도를 잘 조절해주면 계획성 있게 쓸 수 있게 되어 그들에게 경제 관념과 자립심을 심어줄 수 있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끝><권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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