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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재, 목포선 부드럽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일권 공화당 총재 고문의 유세행로에는 그가 오랫동안 총리직에 있었기 때문인지 주민들의 건의사항이 많다.
지난 17일 함백 유세에서 어떤 노인이 연단 가까이 와서 『농민들을 더 잘살게 해주기 위해 농사자금의 대부기간을 2, 3년으로 연장해달라』했고, 18일 상동에선 『광산 수입에 대한 세금의 상당부분을 강원도 발전을 위해 직접 돌려주도록 조처해달라.』는 주민들의 집단 건의를 받기도 했다.
정 고문의 유세에는 함병선·박기병·박경원씨 등 예비역 장성들이 수행하고 있는데 가는 곳마다 옛날부하들이 찾아와 6·25 때의 회고담을 나누기도 한다.
야당 성향이 강한 탄광 근로자를 상대로 한 유세에서 정 고문은 『10년 동안의 발전의 그늘에는 지하자원을 개발하는데 전념한 근로자 여러분의 공헌이 컸다』는가 하면 『오늘의 정세가 6·25 직전의 그것과 여러 면에서 방불하여 어쩐지 불길한 느낌이 든다』 면서 48년에 미7사단이 철수했고, 북괴가 남침준비를 은폐하기 위해 개성에서의 남북 협상을 제의했었는데 이번에도 주한 미군 감축으로 미7사단이 떠났고 남북회담이 제의되었다고 비교하기도.
김대중 신민당 후보가 서울유세를 벌인 18일 하오 김종필 공화당 부총재는 김 후보의 고향인 목포에서 조심스런 강연을 했다. 『김 후보가 태어난 목포에 와서 김 후보와 같은 훌륭한 인물을 배출한 목포의 기백과 의지를 새삼 느꼈다』고 서두를 꺼낸 김 부총재는 1시간을 넘긴 강연에서 거의 인신 공격 없이 야당의 당내 사정과 공약 등을 비판하면서 박 후보 지지를 호소.
그는 연설 용어에도 적잖은 신경을 써 『야당의 공약은 과대한 것』, 『아직 야당 하는 분들에게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 『야당은 중단 없이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갈 보장이 없다』고 다른 때 보다 퍽 부드러운 표현을 썼다.
4·19 열한 돌을 맞아 유진산 대표와 양일동 운영위 부의장 등 신민당 간부들은 19일 아침 일찍 수유리에 있는 4·19 묘소를 참배, 기념식수를 했다.
김대중 후보는 호남 유세를 위해 이날 아침 항공편으로 떠나 직접 참배는 못하고 화환만을 보냈다.
한편 서울유세가 끝난 18일 저녁 김 후보와 유당수 등 당 간부들은 밤늦게까지 중앙 당사에서 장충공원 유세의 결과를 검토했는데 『공화당의 유세방해에도 불구하고 1백만의 인파가 모인 것은 국민들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의를 보여준 것이며 앞으로 남은 일은 표 지키는 일만이 남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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