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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동베를린서 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베를린=김지운 특파원】서「베를린」 범죄 수사청은 유성근 노무관이 부인과 두 아이들을 데리고 지난 5일 정오 (현지 시간·한국 시간=하오 8시) 조금전 동「베를린」의 「프리드리히」가 지하철 정류장에 있는 것을 본 목격자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곳 경찰 대변인은 목격자에 의한 확인으로 이 실종 사건은 일단 종결되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와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몇 가지 사항을 종합해 본 결과 목격자는 동「베를린」을 자주 왕래하는 서「베를린」인인 것 같다. 경찰은 만약 목격자의 신원이 밝혀지면 앞으로 그가 동「베를린」에서 활동하는데 위협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목격자가 서 「베를린」 정보원이거나 동독 측 고가 전차에서 일하는 서 「베를린」 인이 아닌가 추측된다.
「프리드리히」가 정류장은 동「베를린」경계 안의 첫 정거장이다. 경찰이 전하는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목격 당시 유씨 가족은 동독 입국 관리소 앞에서 입국 수속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에 의하면 외국인과 서독인을 위한 입국 관리소가 각각 하나씩 2개가 있다는 것이다. 서 「베를린」시민은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만 동 「베를린」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유씨가 동·서「베를린」간의 기차를 타고 월경했다는 사실에는 대체로 두가지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하나는, 순전히 호기심과 관광 목적으로 유씨 일가가 동「베를린」으로 월경했다가 그곳의 규칙이나 지리에 서툰 탓으로 금지 구역에 잘 못 들어가 동독 경찰한테 체포되었을 것이라는 해석. 무엇보다도 유씨가 「에덴·호텔」을 떠나면서 돈을 지불한 뒤에도 그의 유일한 「보스턴·백」을 그냥 놓아두고 떠났다는 사실이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또 하나 다른 해석으로는, 그곳 대사관 측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는「자진 월경」설이다.
「프리드리히」가 정거장은 동「베를린」이 입국을 관리하는 곳이다. 그리고 서독인이나 기타 외국인들은 이곳에서 지하철을 내려 동 「베를린」 당국의 입국 검사를 받게 되어 있다.
동 「베를린」 에서 유씨 일가족을 목격했다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곳 한국 대사관 측은 『현재로서는 무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서 『유씨의 성격이나 과거 행적으로 보아 그가 자진 월경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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