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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고개의 건강 체크…인간 도크|국내의 시설과 비용을 알아 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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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5일 또는 7일, 일정 기간 입원하여 종합적인 건강 진단을 받음으로써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되는 만성형 질병을 조기 발견, 예방하기 위해 생긴 인간 도크의 시스팀을 이용하는 경향이 우리 나라에서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인간 도크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무엇을 검사하는 것인지 그 자세한 내용을 알아본다.
배가 안전한 항해를 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도크」를 해서 자세한 점검을 받아 다음의 항해에 준비하는데, 인간 도크란 말은 이런데서부터 나온 말이라고 한다.
이전에는 정기적으로 건강 진단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병원에 일정 기간 입원하여 소위「루틴·체크」라는 것을 이용했는데 인간 도크의 「시스팀」은 바로 「루틴·체크」를 보다 체계화한 것이다.
병원이 조직적으로 도크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은 우리 나라의 경우 그 역사가 극히 짧다. 서울에서는 서울의대 부속병원, 세브란스 병원, 성모병원, 「메디컬·센터」등의 일류 종합병원에서 겨우 도크 체제를 갖추고 있으나 그 규모가 작고 또 시스팀이 완벽하지 못해 큰 효과를 보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간 도크의 대상은 주로 관리직에 있는 중년층 이후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도크 과정에서 실시하는 검사 종류는 이러한 사람들이 걸리기 쉬운 병, 즉 고혈압·당뇨병·심장병·위암·자궁암·전립선 암 등 소위 성인병을 찾아내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물론 질병의·유무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고 단언하기는 현대 의학의 수준으로 보아 어렵지만 적어도 성인병의 대부분은 인간 도크에서 체크할 수 있다고 한다.
검사 내용은 피검사로부터 시작되어 폐·위 등의 X선 촬영과 심전도 (심장의 기능 검사) 그리고 위액 검사·혈청 검사·요 검사 등이 포함된다. 때로는 조직 세포 검사나 위 속을 직접 들여다보는 위경 검사 등의 전문적이고 정밀한 검사도 한다. 요즘은 각종 최신 의료기가 도입되어 위 「카메라」나 포토 스캐너가 이용되기도 한다.
도크 시스팀을 갖고 있는 병원이 보통 실시하고 있는 것은 1주간 코스. 그러나 형편에 따라서는 3, 4일 정도의 단기 코스를 택해 중요한 것만 체크할 수도 있다.
누구나 35세 이상이 되면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인간 도크에 들어가 체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50세 이상의 경우에는 1년에 2번 정도 검사를 받는 편이 이상적이다. 물론 한번만 정확히 체크를 받으면 두번째부터는 단기 코스에서 간단히 검사를 받아도 된다.
도크에 들어가는 비용은 보통 3∼5만원 정도 소요되나 아주 고급인 경우는 10만원 이상 드는 병원도 있다. 비용이 꽤 들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이나, 사업가·고급 경영자들 사이에서는 서서히 「붐」을 일으키고 있어 인간 도크는 생활의 여유가 있는 일부 사람들에게만 이용되는 실정이다.
질병은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므로 인간 도크는 결국 국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일본에서는 모든 국민이 건강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성인병 예방법을 제정하여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인간 도크의 보편화는 아직 요원한 것이지만 현대 의학의 촛점이 예방 의학에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전문가들과 관계 기관의 연구는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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