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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주택 교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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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생활요소로 의·식·주를 친다.
이 3가지는 남녀 구별 없이 생존에 필요 불가결한 것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특히 여성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옷은 본래 여성이 만들던 것이며 무슨 옷이든 사 입을 수 있는 요즘 가정에서도 옷 뒤치닥꺼리는 여성의 직분으로 남아있다.
하루 세끼 먹어야 하는 음식 역시 식당에서 얼마든지 사 먹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가정에서 밥짓고 찬 만드는 일은 주부의 직분이다. 그러면 주택에 대해서는 어떠한가?
적은 돈으로 아침저녁 해먹을 수 있는 식량이나, 계절 따라 마련 할 수 있는 옷처럼 간단하게 되지 않는 것이 주택이라 문제가 복잡하지만 주택이야말로 주부가 마음대로 뜯어고치고 싶은 부분이라 하겠다.
주택 부족율이 22.2%나 되는 우리 나라에서는 일생 집 한 채 마련해 보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토록 장만하기 힘든 주택을 짓기 위한 자금마련은 남편이 맡고 집 짓는 공사는 건설가나 기술자가 할 일이지만 지어 논 집 속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주택을 활용해야 할 당사자는 역시 여성이다.
따라서 같은 돈을 들인 집일지라도 얼마나 쓸모 있게 지어졌느냐에 따라 주부가 힘을 적게들이고도 효율 있게 집안 일을 할 수 있기도 하고 노력의 낭비가 많으면서도 집안이 정돈되지 않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주택 역시 남성보다 여성과 더욱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집 마련이 아무리 힘들다 해도 아담한 자기 집을 마련해 보겠다는 꿈을 갖지 않은 주부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현재가 아무리 살기 어렵다해도 내 집 가질 날을 꿈꾸며 돈 마련을 하는 한편 집 짓는데 알아두어야 할 상식-,예컨대 어떤 방법으로 주택설계를 만들고, 누구에게 부탁해서 건설허가를 얻으며, 어떤 사람에게 공사를 맡기고, 지어놓은 집을 살 경우 어떻게 쓸모 있는 집을 가려내고, 집을 짓거나 사기 위해서 이용할 수 있는 융자기간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등의 많은 일들을 미리부터 알아두어야 한다.
이 같은 상식을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그리고 정확하게 알아둘수록 막상 집을 지을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보다 경제적으로 보다 쓸모 있는 집을 지을 수 있다. 이 같은 일은 직장생활에 쫓기는 남성들보다 실제로 집을 가장 많이 사용할 주부들이 틈틈이 공부해두어야 할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여자 중·고등하교 가정시간에 는 주택에 관한 부분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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