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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나만의 집, 서판교 단독주택 임대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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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경기도 서판교 단독주택촌의 쾌적한 주거 환경을 찾는 수요가 꾸준해 전세에 이어 월세까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서판교 단독주택촌 전경. [황정일 기자]

지난 11일 경기도 판교신도시 서판교(운중동·판교동 일대)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김모(41)씨는 231㎡(이하 건축면적) 크기의 2층짜리 단독주택을 월세로 계약했다. 보증금 1억원에 월 600만원을 주고 1년간 사는 조건이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김씨는 2년간의 해외 근무를 마치고 지난해 2월 귀국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고급 아파트를 전세로 얻었지만 아파트 생활이 답답해 출퇴근 부담이 크지 않은 서판교 단독주택촌으로 이사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넉 달을 기다려도 마땅한 전세 물건이 없어 결국 월세를 택한 것이다. 김씨는 “다섯 살인 딸이 줄곧 아토피에 시달리고 아내도 아파트 생활을 힘들어 해 1년만 월세를 살아보고 집을 짓거나 적당한 단독주택을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판교 단독주택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쾌적한 나만의 집’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몰리면서 전세에 이어 월세까지 늘어나고 있다.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데다 서울이 가깝고 주거 편의성이 좋기 때문이다. 판교신도시 로뎀공인 임좌배 사장은 “이전에는 집을 지으려고 땅을 찾는 문의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전세나 월세 물건을 찾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서판교 단독주택촌이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이후다.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가 뚫려 교통 여건이 확 좋아지자 각양각색의 타운하우스·단독주택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쾌적한 주거 환경을 찾는 수요가 몰려들었다.

전원주택업체인 대정하우징 박철민 사장은 “교통이 편해지면서 상류층뿐 아니라 강남에 직장이 있는 고소득 중장년층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곳에 전세나 월세를 구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단독주택을 짓는 데 관심이 있다고 한다. 주택건축업체인 부경건축 김선용 사장은 “집을 짓기 전에 미리 살아보면서 어떻게 지을지, 불편한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214㎡ 크기의 2층짜리 단독주택 전셋값은 8억원 선으로 매매가의 80%에 이른다. 판교신도시 판교왕공인 김원태 사장은 “단독주택 주인은 직접 살려는 실수요가 대부분이라 임대물건이 많지 않은데 임대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 물건이 더 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 물건이 귀해지자 월세가 증가하고 있다. 단기간만 살아보려는 이들이 임대계약 기간이 전세보다 짧은 월세를 찾기도 한다. 2층 단독주택(198~231㎡)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에 월 500만~600만원 선이다. 비싼 임대료가 부담스러운 경우 한 층만 임대하기도 한다. 99~132㎡에 세 들려면 보증금 1억원에 월 300만~450만원을 내야 한다.

 단독주택 건축도 활발해지고 있다. 판교신도시에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 5곳 중 3곳은 집이 들어서 있다. 특히 저층에 상가를 지을 수 있는 점포 겸용 용지는 600여 필지가 거의 찼다. 아직까지 집을 지을 수 있는 빈 땅은 넉넉하지만 땅값이 많이 올랐다. 2007년 분양 당시 3.3㎡당 800만원 선에 공급됐지만 현재 1000만~1300만원 정도다.

 단독주택은 전세든 월세든, 아파트와 달리 하자 보수 등 관리가 쉽지 않아 이사 전에 꼼꼼히 살핀 후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구하는 것이 좋다. 냉난방비, 수도요금 등 관리비 수준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보다 관리비가 비싼 편이라 자칫 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글=최현주 기자
사진=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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